[경제] 국가채무 1300조원 첫 돌파…2년 연속 100조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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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가채무가 처음으로 1300조원을 넘어섰다. 1년 새 130조원가량 늘었다. 이 흐름이면 올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50%를 넘어선다.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2년 연속 100조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재정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가 6일 국무회의에서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총수입은 637조4000억원, 총지출은 68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6조7000억원, 관리재정수지는 104조2000억원으로 나란히 적자였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다. 2년 연속 100조원대 적자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3.9%로 나타났다. 2024년(-4.1%)보다는 나아졌지만, 이는 소폭 상승한 명목 GDP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이다.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37조4000억원이나 증가했음에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2024년과 비슷한 건 그만큼 지출이 많았다는 의미다. 황순관 재정경제부 국고실장은 “계엄 여파에 따른 내수 위축, 미국발 통상 환경 급변 등 대내외 충격이 동시에 닥쳤고,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정책적 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2% 이내로 유지했던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020년 이후 6년 연속 3%대를 뛰어넘고 있다.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의 3% 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재정준칙을 추진했지만 유명무실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재정준칙은 현실적으로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에 국회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도입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지방정부)는 130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129조4000억원 증가했다. 1인당 국가채무는 약 2524만원으로 추산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9.0%로 전년(46.0%)보다 3.0%포인트 상승했다. 국가채무는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며 2022년에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고, 이후에도 매년 거의 100조원씩 느는 추세다. 올해는 국가채무 비율이 51.6%(본예산 기준)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고유가 대응을 위한 추경을 또 편성하며 지출·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은 56.7%로 37개국 중 19위다. 선진국 평균(108.5%)보다 낮지만 증가 속도가 문제다. 올해 한국의 GDP 대비 D2 비율은 2020년과 견줘 10.8%포인트 상승했다. 싱가포르(28.1%포인트)·핀란드(13.8%포인트) 등에 이어 5번째로 늘어나는 속도가 빨랐다. 같은 기간 일본·미국·독일 등은 각각 31.6%포인트, 3.8%포인트, 2.0%포인트 하락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쟁 등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지출 증가가 불가피하지만, 재정 건전성을 담보할 최소한의 논의조차 실종된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가파른 고령화 등 확실한 미래의 지출 증가까지 고려하면 다음 세대를 위한 고민 또한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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