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 영업이익 57조 ‘역대 최대’…다음엔 엔비디아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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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액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뉴스1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한국 기업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 분기 영업이익(57조2000억원)이 작년 한 해 전체 영업이익(43조6010억원)을 넘어서고, 분기 영업이익률이 직전 분기의 2배로 오르는 등 전례없는 수익성을 증명하면서다. ‘글로벌 톱3’ 수준의 실적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곧 ‘세계 1위 영업이익 기업’ 타이틀을 거머쥘 것이라는 파격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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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삼성, 엔비디아 넘어 ‘세계 1위’ 노린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6% 늘어난 133조원,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755% 증가한 57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세운 분기 신기록을 한 분기만에 갈아치운 수치다. 특히 분기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률(43%)이 직전 분기(21.4%)의 2배 수준으로 치솟은 것은 모두 국내 기업 역사상 처음이다.

글로벌 시장에 내놔도 돋보이는 기록이다. 당장 삼성전자가 받아든 1분기 영업이익 성적표는 아이폰 제조사 애플(약 509억 달러)과 인공지능(AI) 산업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약 442억9900만 달러) 직전 분기 실적에 이은 ‘글로벌 톱3’ 수준이다. 특히 이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실적은 대부분 연말 성수기에 낸 성과인데, 삼성전자는 비수기인 1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가 내년 영업이익 488조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1위에 오르고 엔비디아 예상치(485조원)도 넘어설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증권가 전망치를 뛰어넘은 호실적의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기)’에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DS)부문에서만 약 52조원(91%)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한다. AI가 전 산업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났고,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수로 탑재되면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AI 서버용 고용량 저장장치 수요가 집중되는 낸드플래시 역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 가격도 11개월째 상승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 모바일 기업들이 전 분기 대비 약 두 배 수준의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면서 서버 뿐 아니라 모바일용 D램 평균판매단가(ASP)도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AI 메모리를 앞세운 ‘K 반도체’의 초격차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SK하이닉스도 1분기 영업이익(평균 전망치 31조5627억원)이 전년대비 3배 이상 급증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두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 합계만 8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으로 세수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327조원으로 올해 정부 본예산 기준 총지출(727조9000억원)의 40%를 웃돈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43조원을 기록한 지난해 4조2747억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327조원을 거둘 경우, 법인세만 약 7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정부 연간 예산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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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진짜 정점은 아직”… 가전 수익성은 숙제

업계에선 초호황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단계를 넘어, 학습된 모델로 결과를 도출하는 ‘추론’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메모리 탑재량 증가 추세가 수년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최대 63%까지 더 뛸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이날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 “중동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져 반도체 수요가 위축될 거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며 “메모리 칩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구글의 터보퀀트 충격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3년 주기로 가격이 급락하던 전통적인 사이클 산업인 반도체가 장기계약 중심의 ‘주문형 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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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AI 시대 모든 메모리 제품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며 “공급 계약을 다년 단위로 전환해 사업 안정성과 가시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HBM뿐만 아니라 LPDDR(저전력D램), 낸드플래시가 쓰이는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AI 시스템에 필요한 전방위 메모리 제품군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은 상상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메모리 사이클은 아직 상승 궤도의 중간 지점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TV와 가전 부문의 경우 환율이 올라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것일 뿐, 원자재와 반도체 비용 증가로 쉽지 않은 업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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