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노조 요구 절대 못 받아”...인국공 사장대행이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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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호 인천공항 사장직무대행이 지난달 27일 개항 2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의 요구사항은 현시점에서 절대 수용 불가함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노조 역시 공정과 상식이라는 우리의 보편적 가치에 비추어 과연 합당한 요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장 직무대행인 김범호 부사장이 7일 공사의 전 직원에게 노조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글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인국공 경영진이 공개적으로 노조에 대한 우려를 전 직원에게 전한 건 이례적이다. 김 대행은 이학재 전 사장이 2월말 퇴임한 이후 사장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취재진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김 대행은 ‘직원여러분들에게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글에서 “정부의 공항통합 추진 논의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조직 내부의 혼란을 조장하는 노조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합니다”란 문장으로 시작된다.

 이어 “지난 3월 30일 당초 1분기 정기 노사협의회가 개최될 예정이었고, 노조가 제시한 안건은 경영·인사권에 속하거나 공정성 위반 소지가 있는 사항으로 사측에서 반대한 안건들이었다”며 “이런 안건들은 수용이 불가하고, 사장직무대행으로서도 결정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노조에 통보했다”고 적었다.

 이후 노조가 노사협의회 개최 연기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지난 6일 오후 노조 간부가 찾아와 노사협의회 안건에 대한 최종 수용 요구를 했고, 이에 대해 반대 입장과 신임 사장이 온 뒤 다시 논의할 것으로 제안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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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부근에 있는 인국공 사옥. 강갑생 기자

 그러자 7일 오전 노조가 부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게시했다고 한다. 김 대행이 밝힌 노조의 요구사항에는 ▶노동이사 TF팀장 보직 부여 ▶교육파견 복귀 관리자 2년간 보직승진 및 직급승진 금지 ▶교육파견 선발위원 노사 동수 참여 및 노조 전임자 교육 우선 선발이 들어 있다.

 또 ▶전문교수 현업 복귀 기간 삭제 ▶어린이집 이사회 구성 시 노조 참여 ▶이사회 참관인 범위 확대(위원장 포함 집행간부) 등의 요구사항도 있다.

 이 중 규정상 사외이사에 해당하는 노동이사에게 실질적인 공사 내 보직을 주라는 건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노동이사는 노조의 요구로 현재 교육파견 선발위원회에도 참석하고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아예 교육파견 선발위원을 노사 동수로 하고, 노조 전임자는 우선 선발하는 특혜를 달라는 요구이다. 교육파견, 특히 해외 교육 등은 인국공 직원들 간 경쟁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교육파견을 다녀온 간부는 2년간 보직 승진 및 직급 승진을 금지하라는 요구도 공사의 인사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인국공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사항을 보면 상당수가 노조만의 특혜나 특권을 요구하거나 노조에 밉보인 간부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내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해당 글에서 지난해 7월 노조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있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노조위원장의 요청으로 면담이 있었는데, 위원장은 특정사안에 대해 본인과 다른 의견을 피력했다는 이유로 부사장인 나에게 ‘퇴사’하라고 여러 차례 고함을 쳤다”는 내용이다.

 그는 “당시 위원장과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없었고, 그 이후로 노조와의 회의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며 “본인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과도한 언행을 일삼는 노조위원장을 더 이상은 만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 대행은 “공항 통합이 불거진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는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요구는 자제하고 공항 통합반대에 진정성을 보이기를 바란다”며 “위원장도 그 자리를 걸고 앞장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취재진은 인국공 노조 측에 김 대행의 글에 들어있는 노조의 요구사항이 맞는 지를 물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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