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빵 넣을 비닐이 없다”..‘포장재 대란’에 소상공인 “종이봉투 그냥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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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유모(46)씨는 포장지 재고가 줄면서 빵을 담을 때마다 마음을 졸인다. 그는 9일 “빵은 품질 유지를 위해 비닐 포장을 대체하기도 어려운데, 일부 비닐은 주문한 지 보름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고 있다”며 “비닐봉투 하나에 빵 2~3개씩 넣어주며 아껴 쓰고 있지만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서울 성북구의 한 제과점도 상황이 비슷하다. 주인 박모(58)씨는 “비닐봉투와 비닐백 가격이 40~70% 올랐을 뿐 아니라, 구하기조차 어려워졌다”며 “이대로라면 가게 문을 닫게 될 수도 있어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제과업계에 빵을 넣는 비닐을 구하지 못하는 수급난이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전쟁 발 ‘포장재 대란’이 소상공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나프타 공급 차질로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용기 생산이 급감하면서 수급난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현재 비닐봉투 생산 업체의 절반가량이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추정한다. 한 비닐봉투 생산업체 임원은 “이달 초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원료 가격이 70%가량 올라 생산할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닐 수요가 높은 제과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대한제과협회는 “종이백 비용조차 소비자에게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종이봉투와 종이백은 무상제공할 수 있지만, 비용 부담으로 100원 정도 받는 제과점이 꽤 있다. 협회 관계자는 “종이백 사용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비용을 받으면 고객 이탈이 우려된다. (무상 제공할 수 있게) 정부의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달 음식점들은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구하지 못해 영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뉴스1
배달 음식점들은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구하지 못해 영업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소상공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장 비닐과 용기를 주문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안 온다” “가격이 두 배가 됐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구매했다” “포장재가 없어 곧 영업을 중단할 것 같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정부에 포장재 구매에도 ‘소상공인 경영안정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다회용기 도입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한 다회용기 수거·세척 업계 관계자는 “이달 며칠간의 문의 건수가 지난 한 달 수준에 맞먹을 정도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마케팅학회장)는 “정부는 소상공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해 원료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대체 포장재를 발굴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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