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히말라야 명맥 잇는다” 산악연맹, 27년만에 자체 원정대 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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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6220m의 사트피크 원정에 나서는 대한산악연맹 원정대. 배서영·이의준·최지호 대원, 안치영 원정대장, 최형욱·백종민·이상국 대원(왼쪽부터) 등 7명이다. [사진 대한산악연맹]
“한국 알피니즘의 새출발을 알리겠다.” 지난 8일 열린 대한산악연맹 히말라야 사트피크(6220m)원정대 발대식에서 안치영(48) 대장이 힘주어 말했다. 사트피크 원정은 산악연맹이 직접 대원을 선발하고 원정 비용까지 댄다. 이런 방식은 1999년 칸첸중가(8586m)원정대 이후 무려 27년 만이다. 안 대장이 “새출발”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네팔 칸첸중가 산군에 솟은 사트피크는 높이 6000m대이지만 삼각뿔 모양의 정상부까지 암벽, 설벽, 빙벽을 모두 돌파해야 하는 까다로운 봉우리다.
연맹은 한국 산악의 히말라야 등반 명맥이 끊길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직접 원정대를 꾸렸다. 연맹은 1977년 고(故) 고상돈(1979년 데날리에서 작고)의 에베레스트 초등정 이후 히말라야 원정을 주도했다. 2000년대 이후엔 아웃도어 브랜드를 중심으로 기업 후원이 활발해지면서 속도가 붙었다. 당시 산악인과 아웃도어 브랜드는 서로를 밀고 끌어주는 동반자였다. 그 결과 8000m 14좌를 완등한 산악인(엄홍길·박영석·한왕용·김재수·김창호·김미곤·김홍빈) 7명을 배출했다. 전 세계 으뜸이었다. 하지만 후원이 끊기면서 히말라야를 향한 도전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결정적으로 박영석(2011년 안나프르나)·김형일(2011년 촐라체)·김창호(2018년 구르자히말) 대장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세 산악인은 이전과는 다른 알파인 스타일 등반을 한국 산악계에 접목했다. 후배 산악인에게 길을 터주는 선배이기도 했다. 알파인 스타일은 셰르파(등반 가이드)와 고정로프를 쓰지 않고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 ‘원 푸시(one push)’로 오르는 방식이다.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등반가의 철학을 추구하는 위험한 도전이다. 이번 사트피크 원정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산악계의 화수분 역할을 해온 대학 산악부도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한 산악인은 “대학 산악부도 장학금을 준다고 해야 겨우 신입 회원을 받을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조좌진 산악연맹 회장은 “사트피크 등반이 침체한 한국 산악계에 활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 대장은 김창호 대장과 함께 수차례 ‘코리안웨이’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 힘중히말(7140m, 2012년)과 다람수라(6446m, 2017년)에 신루트를 냈고, 2013년에는 에베레스트를 ‘제로투서밋(해발 0m에서 8848m까지)’ 방식으로 올랐다. 김창호 대장의 후계자인 안 대장은 “창호형과 등반하면서 대장으로서 철저한 원정 준비와 루트 파인딩의 중요성을 배웠다”면서 “나이가 들면서 당시 선배들이 후배 양성에 온갖 노력을 다한 이유를 알게 됐다. 산은 혼자서는 오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정대원은 안 대장을 비롯해 백종민·이상국·최형욱·배서영·이의준·최지호 대원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지역과 소속 산악회, 직업(직장인 5명, 대학생 2명)이 제각각인 ‘전국 연합’ 국가대표다. 원정대는 오는 11일 네팔로 떠나 한 달여간 등반에 나선다. 정상 등반 시도는 내달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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