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내 못 받아”…‘병역기피자 인적사항’ 공개된 20대, 法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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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 전북 임실군 35사단 충경신병교육대대에서 올해 첫 입영 신병 수료식이 열린 가운데 신병교육을 마친 훈련병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병무청이 ‘병역 기피자 인적사항 공개’를 결정하면서 고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면 공개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12일 법원에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강재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A씨가 병무청장을 상대로 낸 인적사항 공개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2월 원고 승소 판결했다.
2020년 A씨(26)는 양심의 자유에 따른 대체역 편입을 신청했다. 경인지방병무청은 심사위 결정에 따라 이듬해 A씨를 대체역으로 편입했다. 이어 2022년 9월 A씨에게 대체복무 교육센터 입소 통지를 했다. 교육 후 대체역들은 군사훈련 대신 36개월간 교정시설의 급식, 물품, 보건위생, 시설관리 등에 배치된다.
그러나 A씨는 “현행 대체복무가 징벌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정했다”는 내용의 입장 표명서를 병무청에 보냈다. 경인지방병무청은 2023년 1월 재차 소집 통지를 했으나 A씨는 이메일로 소집 통지서를 확인하고도 소집일자에 입소하지 않았다.
이에 병무청은 이듬해 2월 A씨를 ‘병역의무 기피자 인적사항 잠정 공개 대상자’로 선정하고 A씨를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병역법 81조의2에 따라 병무청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대체복무요원 소집에 불응한 사람의 인적사항을 공개할 수 있다. 기피자의 조속한 병역의무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2015년부터 시행 중이다.
병무청은 2024년 2월 A씨에게 공개 대상자임을 알리고 소명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기우편을 보냈다. 그러나 등기를 A씨의 옛 주소지로 보내는 바람에 2차례 반송됐다. A씨로부터 응답이 없자 병무청은 2024년 12월 A씨의 인적사항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뒤늦게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A씨는 인적사항 공개가 부당하다며 병무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등기를 받지 못해 소명서를 제출할 기회가 없었고, 공개 결정에 대해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또 송달 절차가 적법하더라도 자신에게는 병역 이행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병무청의 A씨 정보 공개는 부적법하다고 보고 공개처분 취소를 선고했다. 법원은 “병무청은 A씨의 휴대폰 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갖고 있는데도 새 주소지를 확인해보려 하지 않고 곧바로 공시송달 절차로 나아갔다”고 지적했다. 같은 시기에 A씨가 병역법 위반 형사재판에는 꾸준히 출석했다고도 언급했다.
법원은 “A씨에 대한 공개대상자 결정과 최종 공개 결정이 모두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상대방의 명예 등 인격권을 침해하는 처분을 할 때는 송달과 의견청취 절차를 엄격하게 따라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따랐다. 절차적 하자로 병무청 조치를 취소하는 만큼 ‘정당한 병역 거부’라는 A씨 주장에 대해서는 더 판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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