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커진 불에 “유증기 폭발” 소방관 2명 잃었다…완도 냉동창고 비극

본문

전남 완도군의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2명이 불길이 급격히 확산된 건물 안에서 숨졌다. 소방당국은 숨진 소방관들이 천장에 머물러 있던 유증기(油蒸氣)가 폭발하는 과정에서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1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5분쯤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이 불로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 2명이 오전 9시 2분쯤 건물 내부에서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수색 작업을 벌여 이날 오전 10시 2분쯤 완도소방서 소속 소방위 A씨(44)를 숨진 상태로 수습했다.

bt466097c769da48158f6ad6fa1f1ea19b.jpg

12일 오전 8시 25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난 불로 내부에 진입하던 소방관 2명이 숨졌다. 사진은 진화와 수색 작업 벌이는 소방 당국. 연합뉴스

또 실종된 해남소방서 북평지역대 소속 소방사 B씨(31)에 대한 추가 수색에 나섰으나 11시 23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두 소방관이 진화 작업을 하던 중 유증기로 인한 폭발이 발생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증기는 기름이 기체상태로 증발한 성분으로 열이나 정전기 등을 만나면 폭발을 일으킨다.

btac35426b04b4e9bc013aaaa862c3d18b.jpg

12일 오전 8시 25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난 불로 내부에 진입하던 소방관 2명이 숨졌다. 사진은 진화와 수색 작업 벌이는 소방 당국. 연합뉴스

이민석 전남 완도소방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소방관들이 1차 화재 진압을 한 뒤 2차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천장에 머물러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증기가 폭발했다”며 “검은 연기와 불꽃이 보여 지휘팀장이 밖으로 대피하라고 무전으로 알렸으나 7명 중 2명이 대피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수산물 가공업체 관계자 C씨(50대)도 연기를 들이마시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C씨는 구조 당시 “에폭시 작업(페인트 제거) 과정에서 토치(점화기)를 사용하던 중 불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te9f8bf2e53401728538678a948854db8.jpg

12일 오전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불이나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나선 소방관 2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35분만인 오전 9시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02명과 장비 31대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1분쯤 큰 불길을 잡은 후 오전 11시 26분쯤 진화를 완료했다.

이날 불은 냉장창고 내부에서 페인트 제거를 위한 토치작업을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불이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이뤄진 창고 안에서 발생하면서 불길이 크게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은 진화 작업 후 불길이 거세진 데다 다량의 검은 연기까지 발생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들이 숨진 경위와 함께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btcb80fb825e2566dd791cec54ea1d2e66.jpg

12일 오전 8시 25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난 불로 내부에 진입하던 소방관 2명이 숨졌다. 사진은 진화와 수색 작업 벌이는 소방 당국. 연합뉴스

이날 화재 후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실종 소방관 구조 등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소방사 B씨의 실종 보고를 받은 후 “사고 수습과 인명 구조에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또 인명 구조와 함께 현장 구조 인력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화재 직후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고립된 소방공무원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청, 경찰청, 전남도, 완도군 등 관련 기관은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실종된 소방대원의 인명 구조와 화재진압에 총력을 다하고, 이 과정에서 소방대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6,18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