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대 당하고도 못 떠났다…색동원 남은 입소자들,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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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과 폭행 등 학대가 발생한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의 남성 입소자들이 폐쇄된 2주가 넘도록 시설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입소자 대부분이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여서 원가정 복귀 등 다른 거처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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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변민철 기자

12일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 따르면 현재 색동원에 거주 중인 남성 입소자는 15명이다. 이 시설엔 지난해 9월까지 남녀 장애인 33명(여성 17명, 남성 16명)이 거주했다가 시설장 김모(63)씨의 성폭력 혐의거 불거지면서 여성 입소자들은 전국에 있는 보호시설로 분리조치됐다. 이후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김씨를 송치하자 강화군은 지난달 23일 장애인복지법 위반으로 색동원에 대한 시설폐쇄 행정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폐쇄 이후 원가정으로 복귀한 남성 입소자는 현재까지 단 1명이다. 남은 15명 중 6명은 연고가 있지만 가족이 원가정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무연고 장애인들이 지낼 거처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중에는 지난 2015년 입소자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인천 영흥도 소재 장애인 거주시설인 ‘해바라기’와 감금·학대 사건이 일어난 부평구 미신고 장애인 시설 등에서 전원 조치된 장애인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공대위는 학대 피해 장애인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이른바 ‘시설 뺑뺑이’를 막기 위해 다른 거주시설로 전원 조치하기보다는 원가정 복귀나 자립 지원을 우선으로 검토하고 있다. 공대위는 원가정 복귀가 어려울 경우 인천시·서울시·경기도 등 색동원 인접 지역에서 자립 지원하는 방향도 고려 중인데, 자립생활주택 물량이 적어 난항을 겪고 있다. 해바라기센터 등 전국 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색동원 거주 여성 입소자들 역시 최대 입소기간인 6개월이 지나면 다른 거처를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다.

장종인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연고가 있는 입소자들의 가족을 대상으로 조만간 설명회를 열어 원가정 복귀 의사를 다시 확인할 방침”이라며 “인천시 자립생활주택 확보 물량이 적어 경기도와 서울시까지 알아보고 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다른 거주시설로 전원 조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장은 재판서 혐의 부인…경찰 수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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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색동원 시설장 김모씨가 지난 2월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 입소자 3명을 성폭행하고, 1명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시설장 김씨는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의 법률대리인은 “공소사실의 장소나 시기를 이 정도로 넓게 잡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진술 자체를 신빙할 수 있는지가 의심스러운 사건으로 보인다. 방어할 수 있도록 공소사실을 특정해달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가 확인한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여성 입소자 3명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 그러나 검찰은 범행 시기를 지난해 초순, 2012년 5월 1일~2014년 11월 30일 사이, 2024년 2월 15일~205년 7월 23일 등으로 적시하며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공소사실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특정한 것”이라며 “장애인의 특성을 인정해서 어느 정도 공소사실을 특정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많은 검토를 했고, 판례도 참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경찰청 색동원 사건 특별수사단은 2008년 시설 개소 후 색동원을 거쳐 간 입소자를 전수조사해 현재까지 25명의 피해를 확인하고,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시설 종사자 총 12명을 내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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