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예비신랑·다둥이 아빠였다…완도서 소방관 2명 불끄다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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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화염이 치솟고 있다. 이날 진화 작업에 투입된 소방관 2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전남 완도군의 한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2명이 진화 작업 중 건물 안에서 숨졌다. 소방당국은 천장에 머물러 있던 유증기(油蒸氣)가 폭발하면서 소방관들이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1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5분쯤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소방관 2명이 오전 9시 2분쯤 건물 내부에서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수색 작업을 벌여 오전 10시 2분쯤 완도소방서 소속 소방위 박승원(44)씨를 숨진 상태로 수습했다. 이어 해남소방서 북평지역대 소속 소방사 노태영(31)씨에 대한 추가 수색에 나섰으나 11시 23분쯤 숨진 노씨를 발견했다.

이날 순직한 두 소방관은 각각 세 자녀를 둔 가장과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에 따르면 특전사 출신인 박씨는 슬하에 세 자녀를 둔 가장이자 베테랑 소방관으로 일해왔다.

노씨는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 얼마 전 웨딩촬영까지 마친 상태였다. 임용 5년 차인 그는 현장에서 맡은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성실한 소방관이었다. 두 소방관의 영결식은 오는 14일 오전 9시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전남도지사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이날 불은 냉동창고 내부에서 페인트 제거를 위한 토치(점화기)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불이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이뤄진 창고 안에서 발생하면서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구조된 수산물 가공업체 관계자 A씨(59)는 “(페인트 제거를 위한) 에폭시 작업 과정에서 토치를 사용하던 중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소방당국은 2차 진화 과정에서 천장에 축적된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증기는 기름 성분이 기체상태로 증발한 것으로 열이나 정전기 등을 만나면 폭발할 수 있다. 이민석 완도소방서장은 “검은 연기와 불꽃이 보여 지휘팀장이 밖으로 대피하라고 무전으로 알렸으나 두 대원이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은 강한 화염과 짙은 검은 연기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창고 내부는 천장에 우레탄 폼, 벽면에 패널, 바닥에 에폭시 등이 시공된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페인트 보수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유증기가 실내에 축적돼 있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는 순직한 두 소방관에 대해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가장 위험한 현장으로 달려가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했다”며 “그 용기와 헌신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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