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용자 자녀 도왔더니…다시 감옥 간 부모 6% 그쳤다 [부모 형벌 나눠 지는 자녀]
-
2회 연결
본문
차준홍 기자
수용자 자녀가 안정적 가족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면 부모가 다시 감옥에 가는 비율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용자 자녀의 정서 관리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에 출소한 사람 2만7917명 가운데 3년 이내 재복역한 사람의 비율(2020년 집계 기준)은 25.2%(7039명)에 달했다. 이와 달리 수용자 가족 지원 단체 ‘세움’이 가족관계 회복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원한 아동 50명 중 부모가 재복역한 비율은 5.7%에 그쳤다. 이는 세움이 지난 2020년 9월 29일부터 2020년 10월 12일 사이 진행한 설문 조사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수용자 자녀가 교도소에 면회를 가거나, 서신을 전달하는 일을 도와 가족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수용자 부모의 재복역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세움 측의 설명이다. 강경래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용자가 아이와 계속 소통하고 아이가 잘 지내고 있다고 안심하면 출소 후 재범을 저지르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수용자 자녀에 대한 정서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미성년 수용자 자녀 양육자 2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자녀에게 문제 행동이 나타난다고 응답한 비율이 42%에 달했다. 부모의 수용으로 인한 정서적 불안과 양육 공백이 아이들의 행동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수용자 자녀 대다수는 정서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에서 일부 수용자 자녀에게 긴급구호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정서적 지원은 전무하다. 민간단체인 세움이 거의 유일하게 일부 수용자 자녀에게 정서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그 수는 지난해 683명에 그쳤다. 수용자 자녀가 약 1만3000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이마저도 수용자 가족이 직접 세움에 연락하거나 세움을 알고 있던 수사기관·교정시설 관계자가 연결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수용자 자녀들은 정서적 충격으로 학교에 부적응하거나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지속적인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믿을 만한 어른들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범죄와 빈곤이 대물림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빈틈없는 지원을 위해선 경찰·법무부·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체계가 마련돼야 한단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 체포 단계부터 교정시설 수용까지 전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협력해 수용자에게 자녀가 있는지, 어디서 누구와 함께 지내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경림 세움 대표는 “수용자 자녀가 고립되면 비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정서적 지원과 가족관계 회복이 이뤄지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수용자 자녀를 지키는 일은 결국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