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현송 "신상 문제 송구…중동發 물가 압력 장기화엔 통화정책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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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 후보자가 자녀 국적 문제와 관련해 사과했다.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의 시험이 오고 있다”며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해 근원물가 상승 등으로 전이되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15일 신 후보자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신상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오랫동안 해외 생활을 하며 행정처리를 하지 못한 불찰이었지만,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고의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신상 논란에 질의가 집중됐다. 그는 장녀가 1999년 영국 국적을 취득한 뒤에도 한국 국적 상실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행정처리를 즉시 끝내겠다”고 답했다. 2023년 12월 장녀를 서울 강남구 소재 아파트에 내국인으로 전입 신고해 ‘위장 전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절차를 충분히 생각하지 않은 잘못”이라고 시인했다. 다만 “딸이 주민등록상 거주 불명자로 기재된 점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모친 소유의 강남 아파트를 ‘갭투자’(전세 낀 매매)로 사들여 11년 만에 약 22억의 시세차익을 누렸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신 후보자는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당시 어머니가 집은 있지만 생활비가 부족했던 시기라 어머니 생활을 돕기 위해 집을 사서 생활비를 드린 것”이라며 “(전세 계약 이후에도 무상으로) 어머니가 살고 계신 상태에 대해서는 세무 대리인을 통해 증여 여부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자산의 93%가 외화 표시 자산인 데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을 처분했고 앞으로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신 후보자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을 묻자, “중동 사태가 조기에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 압력이 있을 것”이라며 “일시적인 충격이라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필요 없지만, 장기화로 기대 인플레이션과 근원물가에 반영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면 그땐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라는 상충 관계가 발생할 때 어떤 것에 무게를 두는지 묻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상충의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물가에 방점을 두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으로선 “인하와 인상 중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엔 이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신 후보자는 지난 10일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금리를 움직이지 않았다고 수동적인 행위로 간주할 수 없다”며 “물가와 경기를 모두 고려하는 전략적 인내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원화 가치는 하락)에 대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지속한 것은 사실”이라며 “구조적 요인과 함께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 자본 흐름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등 원화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원화 약세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한국의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서는 “한국이 타개해야 할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며 “통화정책만으로는 해결이 안 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 거시건전성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통화 생태계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보완적·경쟁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 것”이란 여지를 뒀다.

신 후보자는 옥스퍼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옥스퍼드대·런던정경대·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거쳐 뉴욕 연방준비은행 금융자문위원,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 등을 역임했다. 야당 의원들은 후보자가 오랫동안 해외에서 학자로 전문성을 발휘했지만, 한국 경제의 문제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 후보자는 “저로서는 한국을 위해 마지막으로 헌신할 기회로 생각하고 귀국했다”며 “오로지 한국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또 “(학자로 쌓은) 이론적인 틀이 중앙은행 총재의 여러 의무를 수행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오는 21일 한은 총재로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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