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쟁 전으로 다가선 증시…"또 트럼프 타코? 이제 무시"

본문

중동발 전쟁의 포화가 여전한 가운데, 글로벌 증시가 기대 이상의 ‘맷집’을 보이며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한때 중동 전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사에 휘청였던 시장이 이제 ‘면역력’이 생겼다는 진단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3.64포인트(2.07%) 상승한 6091.39로 장을 마쳤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32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6000선을 넘어선 것이다. 전쟁 전 수준인 6200선 회복도 눈앞에 뒀다. 코스피는 미국과 이란이 처음으로 동시에 종전 의사를 내비친 지난달 31일 이후 이날까지 약 21% 상승했다. 장중 코스피 시가총액이 다시 5000조원을 넘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합계액은 4995조512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날 SK하이닉스는 장중 117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도 21만원대까지 올라 전고점(22만8500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발이라는 실질적 호재가 시장의 공포를 압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정세의 영향으로 지난달 코스피에서 약 36조원 순매도를 나타낸 외국인은 이달 들어선 11거래일 만에 약 6조원을 순매수했다.

bt33aa1593bd080060c70d7f29e3cd0087.jpg

김영희 디자이너

bt5c965ad2bdaf9755d617ce4e2a58733b.jpg

김영희 디자이너

미국 증시의 회복 탄력성은 더 크다. 14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967.38에 마감해 전쟁 직전인 지난 2월27일 종가(6878.88)를 넘어섰다. 지난 1월28일 세운 사상 최고치(7002.28) 경신도 가시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이달 들어 10거래일 연속 상승해 2021년 1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상승 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마이크론(38%)·브로드컴(23%)·엔비디아(13%) 등 반도체 관련주가 수직 상승해 랠리를 주도했다.

‘트럼프는 언제나 꽁무니를 뺀다’는 타코(TACOㆍTrump Always Chickens Out)에 투자자들이 점차 무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타코 트레이드의 협상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워낙 반복되다 보니 이전보다 영향력이나 파괴력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3일 휴전 협상 결렬 소식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가 장중 낙폭을 빠르게 만회한 것은, 시장이 전쟁 리스크를 제거해야 할 ‘변수’가 아닌 안고 가야 할 ‘상수’로 받아들였음을 시사한다.

bt02084129e70fb304f659d3164feaf1f0.jpg

15일 코스피는 개장부터 6100선을 터치했다. 이날 오전 개장 무렵 지하철 9호선 여의도역 역사 내 신한투자증권 문화공간인 'SOL 스테이션'의 전광판에 코스피ㆍ코스닥 지수가 표시돼있다. 신한투자증권 제공

주요 외신은 이제 시장의 시계추가 정치에서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이 전쟁 관련 뉴스 헤드라인보다는 기업의 대차대조표와 미래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이날 “이란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전쟁 관련 소음을 무시하는 듯하다”며 “이란발 뉴스보다는 기업의 펀더멘털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하지만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 시장전략가는 “협상 타결을 보여주는 확실한 진전이 있기 전까지는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면서도 “탄탄한 펀더멘털, 재조정된 기대치를 감안하면 향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6,41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