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운전자 없는 시대, 책임은 누구 몫인가”…한·영, 자율주행 룰 다시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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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부터 서울 구파발~양재역 구간을 오가는 새벽동행 자율주행 급행 버스(A741)가 운행된다. 사진은 시운전 모습. 사진 서울시
운전자가 사라지는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한국과 영국이 책임·보험·운영체계 전반의 ‘게임의 룰’ 재설계에 나섰다. 기술 경쟁을 넘어 제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영국 런던 프린스 필립 하우스에서 영국왕립공학한림원과 공동으로 ‘한·영 자율주행 정책기술 포럼’을 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핵심 의제는 ‘운전자 없는 단계(No User in Charge·NUiC)’에서의 책임 구조다. 자율주행이 실증을 넘어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면서 사고 발생 시 제조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주행사업자 간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가 산업 경쟁의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영국은 2024년 자율주행차법을 통해 NUiC 운영자 제도를 세계 최초로 법제화했다. 한국은 이를 참고해 주행사업자(DSP) 체계 도입을 본격 검토 중이다. 차량과 원격 운영센터를 연결하는 운영 구조, 사고 데이터 기반 책임 규명, 원격 개입 범위 설정 등이 주요 쟁점이다. 결국 “누가 책임지고, 누가 운영할 것인가”라는 자율주행의 본질적 질문에 제도적으로 답을 내리는 과정이다.
산업 구조 변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 중심에서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이동하면서 주행사업자가 차량 운영과 서비스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 개발과 함께 제도·시장 설계를 병행하는 통합적 접근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공학한림원(NAEK)은 영국 런던 프린스 필립 하우스에서 영국왕립공학한림원(RAEng)과 공동으로 지난 13일~15일 '한·영 자율주행 정책기술 포럼(UK-Korea Policy Technology Forum on Autonomous Vehicles)'을 열고 자율주행 시대의 정책·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보험 체계 역시 재편이 불가피하다. 기존 운전자 책임 중심 구조를 넘어 제조사·기술기업·주행사업자가 책임을 분담하고, 사고 발생 시 우선 보상한 뒤 책임 주체 간 비용을 정산하는 ‘선 보상 후 구상’ 방식이 주요 대안으로 논의됐다.
양국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정책·제도·보험·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오는 9월 서울에서 국토교통부 중심의 공동 행사 개최도 검토하기로 했다. 영국의 제도 선도 경험과 한국의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제조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자율주행은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시스템과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게임체인저”라며 “양국의 강점을 결합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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