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가방∙신발∙시신 흩뿌려놨다…日 뒤집은 11세 실종 사건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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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알본 교토부 난탄시 소노베초에서 주민들이 실종됐다 사망한 채 발견된 아다치 유키를 추모하고 있다. 정원석 특파원
“유키군, 많이 힘들었겠구나. 정말 가슴이 아파.”
16일 오전 일본 교토부 난탄시 소노베초. 등굣길에 실종된 지 3주만인 지난 13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일본을 충격에 빠뜨렸던 아다치 유키(安達結希·11)의 시신 발견 장소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현장 주변 곳곳엔 통제선이 쳐진 채, 꽃과 음료 등이 놓여 있었다. 오전부터 차로 2시간 달려왔다는 스도(須藤)씨 부부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는데 소식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왔다”며 명복을 빌어준 뒤 헌화했다.
시신 유기 혐의로 16일 오전 체포된 의부 아다치 유키. 사진 아사히TV 캡쳐
아다치 유키의 시신이 발견된 교토부 난탄시 소노베초에 모여든 일본 취재진. 정원석 특파원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일본 교토부 경찰이 16일 새벽 사체유기 혐의로 의부 아다치 유키(安達優季·37)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아다치 부자의 이름은 한자는 다르지만 발음이 비슷하다.
일본 교토부 경찰은 15일부터 가택 조사와 함께 의부 아다치를 용의자로 조사하던 중 “(시체 유기는) 내가 저지른 일이 맞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이어 아다치는 살해 사실도 인정하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경찰도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어 아다치의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사망 경위나 구체적 진술 내용에 대해선 “앞으로 확인해 나가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아다치 유키. 사진 NHK방송 캡처
어색한 정황, 의심한 경찰
유키는 지난달 23일 초등학교 등굣길에 실종됐다. 부친은 학교 인근까지 데려다줬다고 주장했지만, 인근 CCTV에도 찍히지 않고 목격담도 없어, 납치설 등 다양한 추론이 쏟아졌다.
그러던 중 지난달 29일, 학교에서 약 3km 떨어진 산속에서 유키의 책가방이 친척의 신고로 발견됐다. 가로등도 없는 좁은 고갯길로, 경찰은 제3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가방을 가져다 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변 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고 한다.
특히 초동 수사에선 해당 장소에 가방이 없었던 데다, 전날 비가 왔음에도 천으로 된 가방이 전혀 젖지 않았다는 점도 의구심을 키웠다.
이어 지난 12일엔 유키의 신발과 유사한 운동화가, 다음 날인 13일엔 시신이 산속에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3월 하순쯤 사망한 것으로 판명됐다.
교토부경은 발견 당시 시신이 신발을 신고 있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사망 뒤 다른 장소에서 옮겨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가방과 시신과 운동화가 각각 다른 장소에서 발견된 것과 관련해 “경찰 수사망에 시신이 놓여진 장소가 들어가지 않도록 일부러 흩뜨려 놓은 것 같다. 즉, 수사를 교란할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아다치 유키의 시신이 발견된 교토부 난탄시의 산길. 정원석 특파원
‘성실했다’는 의부, 주변선 “믿기지 않아”
한편 요미우리신문과 주간분슌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아다치는 교토 시내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전기기계 회사에서 근무해 왔다. 근무 태도는 성실했다는 평이며, 전처와 이혼한 뒤 회사에서 알게 된 유키의 어머니와 지난해 12월 가족을 꾸리게 됐다고 한다.
유키는 지난해까지 할머니와 살았지만, 어머니의 결혼으로 의붓아버지 아다치와 최근부터 함께 살게 됐다.
또한, 가족들은 유키의 실종 다음 날인 24일부터 대만으로 신혼여행을 갈 예정이었다고 주변에 알렸으며, 의붓아버지는 실종 당일인 지난달 23일 오전 회사에 전화를 걸어 “집안에 문제가 있어 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주변 증언에 따르면 아다치는 학창 시절 교사들의 신뢰도 두터웠으며 중학교 때는 학생회장을 맡기도 했다고 한다. 초·중학교 시절 같은 반이었다는 한 여성(36)은 “조용한 인상이었지만, 주변과 잘 어울리며 의견을 정리하는 데도 능했다”며 “아이의 시신을 버렸을지도 모른다고 하니,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13일 시신으로 발견된 아다치 유키가 다녔던 교토부 난탄시 소노베초등학교. 정원석 특파원
한편 유키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15일 수업을 재개했다. 시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17일까지 전 학년이 단축 수업을 이어가며, 학생들의 상태를 체크하면서 단축 수업 연장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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