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호르무즈 개방…트럼프 “환영하지만 대이란 봉쇄는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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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7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열겠다고 공식 발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해협이 “완전히 개방됐다”고 호응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만을 겨냥한 미국의 해상봉쇄는 미·이란 간 최종 거래가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해상 교통 정상화와 대이란 압박을 동시에 밀어붙이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재진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해협은 다시 열렸지만…트럼프 “이란 봉쇄는 계속”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모든 상선의 호르무즈해협 항행이 완전히 개방됐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선박들은 이란 항만해사기구가 이미 공지한 조정 항로를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해협은 완전히 개방됐고 전면 통항 준비가 됐다. 고맙다”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는 “이제 호르무즈해협은 세계를 겨냥한 무기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세상에 정말 멋지고 찬란한 날”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 재개방과 대이란 압박은 별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해상봉쇄는 이란에 대해서만 전면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우리와 이란 간 거래가 100% 완료될 때까지 효력을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부분의 쟁점은 이미 협상됐다”며 협상 타결이 멀지 않았다는 낙관론도 내비쳤다.
유가 급락에도 긴장 여전…해상 교통 정상화와 압박 분리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 이후 이 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국제 유가 급등 우려가 커졌지만, 이날 이란의 개방 발표가 나온 뒤 유가는 약 9% 급락했다.
해협이 다시 열렸다고 해서 에너지 시장 불안이 곧바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대이란 봉쇄 조치가 여전하다는 점에서다. 미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대이란 군사 봉쇄 작전이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의 전면 통항 재개를 언급하면서도 이란만을 겨냥한 해상봉쇄는 유지한다고 못 박은 점 역시 해상 교통 정상화와 대이란 압박을 분리해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파리서 50개국 회의…호르무즈 항행 자유 임무 논의
이날 파리에선 미국과 별개로 약 50개국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호르무즈해협의 항행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다국적 방어 임무를 논의했다. 외신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각국 대표를 모아 ‘호르무즈해협 항행자유 이니셔티브’ 출범 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임무가 “엄격히 방어적 성격”이며 “비교전국만 참여해 안보 여건이 허락될 때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화상으로 참석했다.
해당 회의 직전 호르무즈해협 개방 소식이 전해진 데 개방 재개를 촉구하려던 회의 방향이 다소 틀어졌다. 일시 개방을 환영하면서도 이는 영구적이어야 한다는 게 회의의 결론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프랑스와 영국 주도로 열린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나토는 종이호랑이"…트럼프, 동맹국에 작심 비판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SNS에 “호르무즈해협 사태가 해결되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지원이 필요한지 묻는 전화가 왔다”며 “그들에게 석유를 실은 배를 몰고 올 게 아니라면 오지 말라고 했다. 정작 필요할 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주요 유력 매체의 보도를 문제 삼는 특유의 언론관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한 뉴욕타임스(NYT), 가짜 뉴스 CNN을 비롯한 언론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 같다”며 “그들은 이란 사태와 관련해 나를 비판할 구실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지만 도무지 찾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라리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님, 수고하셨습니다’고 말하며 신뢰를 회복하려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6일 이뤄진 이스라엘·레바논 휴전과 이번 호르무즈해협 개방 사안이 별개라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거래는 레바논과 전혀 무관하다”며 “미국은 레바논과 별도로 협력하여 헤즈볼라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할 것이다. 이스라엘은 더 이상 레바논을 폭격하지 않을 것이고 이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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