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잠시 멈춘 이란전, 알고보면 러우전과 닿아 있다 [세계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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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마을 슈킨에 타격을 입은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현재 휴전 중인 이란 전쟁을 두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계해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는 동안 시리아에서의 군사적 여력이 약해졌고, 그 여파로 친러 성향의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하면서 이란의 ‘저항의 축’ 보급망이 흔들렸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2022년 시리아에서 S-300 방공체계 일부를 옮겼고, 알아사드 정권 붕괴 직후인 2024년 12월에는 시리아 일부 전선과 거점에서 병력·장비를 재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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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5일(현지시간) 당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오른쪽)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란 테헤란에서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회담에 초청하며 환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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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축' 친이란 무장세력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 전쟁연구소(ISW), 외신 종합

시리아는 이란과 친이란 세력의 무장정파가 있는 레바논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다. 이란에서 이라크를 거쳐 시리아를 통과해 레바논 남부에 주둔하는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이어지는 이른바 육상 회랑이 형성돼 있어, 무기·자금·병력이 이동하는 핵심 통로로 기능해왔다. 이런 구조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50년 넘게 이어진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이란의 역내 영향력을 지탱하던 연결고리를 흔드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또한 알아사드 정권 기간 시리아 상공을 사실상 통제해온 러시아의 영향력도 약화되면서, 이스라엘이 시리아 영공을 가로질러 이란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그 결과 중동의 전략 환경이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재편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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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서 이란의 육상 회랑을 보여주는 지도. 김주원 기자

마이클 로젠블랏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2025년 초까지 중동의 전략 지형은 바뀌었고, 이란은 지도부가 인식한 것보다 훨씬 더 취약해졌다”며 “(이런 변화가) 이스라엘에 전략적 황금기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전개도 이를 뒷받침한다.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 미국과 함께 12일간 이란을 정밀 타격하는 군사작전을 벌였다. 이란에 치명적인 공습이었다. 영국 하원도서관은 이 작전이 “이란의 방어체계와 핵 프로그램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애틀랜틱카운슬 역시 “(당시) 이스라엘이 핵시설과 미사일, 방공망, 국방 산업 기반을 집중적으로 타격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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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결렬된 1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지상전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이날 일제히 ″이스라엘군이 이란과의 전쟁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결단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타냐후가 국내 사법 리스크와 2026년 10월 총선을 앞두고 안보 국면 전환을 위해 ‘적대국의 핵 보유를 절대 불허한다’는 베긴 독트린을 적극적으로 재가동한 것이다. 실제 네타냐후는 2주간 휴전 중에도 지난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점령·통제 중인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를 방문해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군인들을 격려했다. 이런 이유로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이번 이란전이 이스라엘 안보 환경을 바꾸는 “분수령(watershed moment)”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란과 그 대리세력의 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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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추모일(욤 하쇼아)을 하루 앞두고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시민들이 성벽 옆을 걷고 있다. 매년 열리는 이 추모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과 그 동맹국에 의해 학살된 약 600만 명의 유대인을 기리는 날이다. EPA=연합뉴스

지금의 이란전은 단순한 중동 지역 분쟁을 넘어선다. 러시아는 이란에 위성영상과 드론 등을 지원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의 혜택을 얻고 있다. 최근엔 이란 부셰르 원전 인근 공습과 관련해 “핵 재앙 위험”을 경고하며 이스라엘에 직접 강력히 항의해 이스라엘군이 해당 지역 작전 방식을 변경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걸프 국가들에 러시아산 드론 대응 기술을 제공하며 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 외교협회는 “러시아의 지원과 유가 급등이 우크라이나 전쟁 재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국제 정세는 하나로 연결된다. 이란의 약화, 시리아 질서 붕괴, 이스라엘의 작전 자유 확대,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개입까지. 현재의 중동 분쟁은 단순한 지역 갈등을 넘어, 러우 전쟁의 자산과 역학 관계가 뒤얽힌 복합적인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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