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트럼프 생각과 달랐던 이란戰…北김정은,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Focus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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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 시작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정은은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핵을 보유하길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 것 외에도, 깨닫는 바가 무척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쟁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되짚으며, 필자가 김정은이라면 학습할 만한 교훈을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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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의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LHA 7)에서 미 해병대의 스텔스 전투기 F-35B가 출격할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다. 미 중부사

전쟁의 시작

이란과의 전쟁은 미국의 과도한 자신감과 승리 가능성으로 시작했다.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예상과 달리 4년이 넘도록 끝나지 않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뛰어난 정보력을 가진 러시아도 크게 오판할 수 있음을 목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조차 얼마나 깊은 오판의 수렁에 빠질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이란과의 전쟁은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고 중동 내 미군 기지가 다수 피격되는 등 통제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다.

이는 김정은에게 전쟁 결심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는 교훈을 준다. 반대로, 이란에 한 바와 같이,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을 쉽게 생각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을 늘 배제할 수 없음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수뇌부 참수

이번 전쟁을 계기로, 미국이 한때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묶었던 세 국가 중 북한을 제외한 두 국가, 즉 이라크와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모두 미국의 군사공격으로 제거됐다. 당시 이들의 죽음은 각각 김정일과 김정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을 것이다.

미국이 이란에 한 것처럼 북한에 대한 핀셋 공격을 작정할 경우, 북한은 이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위기 징후가 보일 경우, 북한이 오히려 더 이른 단계에서 선제공격함으로써 적의 작전을 어렵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한 공격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요새화 작업, 그리고 공격 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정찰·조기경보·탐지 기능 강화에 더 집착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예상했지만, 이란의 알리 하메네이는 이를 피하지 않았다는 점도 김정은에게 의미심장하다. 공격 시점을 정확히는 몰랐을지언정, 중동에 집결된 미국 무기들은 그것이 머지않은 미래일 수 있음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메네이는 거처를 옮겨 은신하는 대신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지자들에게 그의 죽음을 명예롭게 여기게 했고, 아들로의 승계에 상당한 정당성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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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헤즈볼라가 쏜 발사체를 요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방어와 반격

하메네이 죽음 후, 이란은 핵을 가진 미국과 이스라엘을 겁 없이 맹공격했다. 이로써 미국과 이스라엘이 구축한 방공망의 취약성이 여실히 노출됐고, 전쟁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했다. 얼마 전부터 이스라엘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핵사용 가능성은 매우 낮게 평가한다. 이를 보며, 김정은은 핵은 억제에는 유용하나, 먼저 쓰기는 매우 어려운 옵션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을 것이다.

그런 중에 이란의 드론-미사일 집중포화는 미국과 이스라엘처럼 군사적 체급이 좋은 국가를 공격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식임이 드러났다. 북한 또한 한국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나 주한미군의 방공체계 역시 포화와 기만의 드론-미사일 혼합공격 앞에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를 계기로 북한이 드론, 미사일, 그리고 포 등 다종·저가·대량의 발사체로 고가치 표적 공격을 시도해, 적에게 상당한 비용을 부과하는 포화전략을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란은 북한도 보유한 무기체계를 사용했는데, 그 성능과 이에 대한 미국의 요격·대응 능력은 북한 입장에서 상당히 유용한 관전 포인트다. 이란은 북한에 고체연료 기술과 기동탄두 재진입체(MaRV) 기술을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이란의 샤헤드-136 기술을 러시아를 통해 간접 이전받아 자폭드론을 생산하고 있다. 이란의 미사일·자폭드론 성능과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분석해 교리 발전에 활용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란은 미국에 저항하기 위해 미국의 동맹국들을 공격함으로써 전쟁을 지역 차원으로 확산했다. 이는 적의 전쟁 의지를 거부하고 전쟁 지속에 대한 명분을 꺾기 위함이었다. 이것을 보고, 김정은은 인도-태평양 내 북한 사거리 안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과 미군 기지들에 대한 공격 태세를 갖춰야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북한은 이란과 달리 핵을 가졌으므로, 이란보다 더 효과적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을 분열시킬 수 있다.

전쟁의 출구

전쟁은 이기기보다 누가 상대를 먼저 그만두게 하느냐로 귀결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을 이기고 있다지만, 이란보다 더 열심히 전쟁의 출구를 찾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북중미 월드컵 등 미국은 이란 문제 외에도 챙길 것, 그리고 잃으면 안 될 것이 많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미국이 출구로 제시한 협상안은 대단히 야심 차서, 이란과의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란도 버티기가 어렵지만, 시간이 미국 편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도 북한에 불리한 협상안에 받아들이기 전에, 제한적 충돌과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미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전쟁 비용을 오래 부과하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더욱이 이란과 달리 북한이 제2격 능력을 갖출 수 있다면, 미국 본토 타격 위협으로 미국의 전쟁 중단과 북한에 유리한 협상을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고 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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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김일성의 생일을 맞아 열린 인민군 서부지구 대연합부대 관하 포병구분대들 사이의 포사격경기를 참관했다. 조선중앙TV 화면

다행스럽게도 오늘날 한반도에서 중동에서와 같은 전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 북한이 얻은 교훈이 분쟁이나 전쟁 개시를 더욱 자제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렇게 바라기만 할 수는 없다. 그 교훈은 더 정교한 도발, 더 계산된 충돌, 그리고 더 장기적인 소모전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혹시라도 일어날 전쟁에서 한국이 우세하려면, 한국도 북한이 학습할만한 교훈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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