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하루새 이란 180도 바뀌었다…휴전 종료 D-2, 호르무즈 대치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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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동 지역 군사작전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사진. 미군 상륙함 뉴올리언스호에 승선한 미 해병대원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작전 중 선박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사진 미 중부사령부 X 캡처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시한(21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국 간 종전 협상의 불확실성이 다시 급속히 커졌다. 20일(현지시간)로 예상되는 종전 협상을 코앞에 두고 양측이 상대를 겨냥한 군사적·비(非)군사적 압박 수위를 빠른 속도로 올리며 치열한 기싸움을 하고 있다.

특히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싸고 미·이란의 대치가 다시 급격히 고조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8일 저녁부터 호르무즈해협이 폐쇄됐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이 이란 연관 선박에 대한 ‘역봉쇄’에 나선 것은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해협에 대한 어떤 접근 시도도 적에 대한 협력으로 간주하고 해당 선박은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란 “18일부터 호르무즈 다시 폐쇄”  

이는 불과 하루 전 긴장 완화 기류와는 180도 상반된 흐름이다. 앞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열흘 휴전’ 합의 직후 이란 당국이 지정한 항로 유도를 전제로 한 호르무즈해협 전면 개방 방침을 밝혔는데, 이란 군부가 다시 강경 대응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이란군의 관리·통제를 주장하며 “해협은 이전 상태로 다시 돌아갔다”고 했다.

실제 이란군이 해협을 통과하려던 인도 국적 선박 두 척에 대해 무력행사를 재개한 정황이 포착됐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이날 오만 북동쪽 약 37㎞ 해상에서는 유조선 한 척이 IRGC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속정 두 척의 공격을 받았고, 오만 북동부 약 46㎞ 해상에서는 컨테이너선 한 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일부 화물이 파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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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한 광장에 호르무즈해협을 언급하며 페르시아어로 ‘영원히 이란의 손에’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EPA=연합뉴스

미 “외교 돌파구 없으면 전쟁 재개될 수도”

미국도 이란을 향한 압박을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함께 들어가 농축 우라늄을 100%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라며 합의 낙관론을 펴면서도 휴전 종료 시한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폭탄을 투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조만간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며칠 내로 전쟁이 재개될 수 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말했다.

미국은 경제적 압박 수위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이란의 자금줄을 끊는 이른바 ‘경제적 분노’ 작전이다.

“전세계 공해상 이란 연계 선박 추적·나포”

미국은 향후 며칠 내 호르무즈해협을 넘어 전 세계 공해상에서 이란과 연계된 유조선이나 상선을 나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란의 전 세계 해상 물류망을 차단해 이란으로 들어가는 돈줄을 철저히 끊겠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 16일 댄 케인 합참 의장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작전 범위가 전 세계 공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케인 의장은 “호르무즈해협뿐 아니라 태평양 작전구역 같은 다른 곳에서도 이란 국적 선박이나 이란에 물자를 제공하려는 모든 선박을 적극 추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 연계 선박 추적·나포에 인도·태평양사령부도 투입될 거라고 했는데, 이는 이란산 석유 약 90%를 수입하는 중국을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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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이와 함께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 15일 이란에 대한 ‘경제적 분노 작전’ 개시를 밝히며 이란 자금 유입이 의심되는 중국 은행 두 곳을 거론한 뒤 사실로 드러날 경우 2차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미 재무부는 해당 작전의 일환으로 이란산 석유 해외 판매에 관여된 개인과 기업, 선박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었다.

트럼프, 백악관서 ‘상황실 회의’ 소집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인 18일 오전 백악관에서 ‘상황실 회의’를 급히 소집했다. 종전 협상 미국 정부 대표단을 이끄는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 베센트 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케인 의장 등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경제 라인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미 CNN 방송은 “이러한 분주한 움직임은 임박한 휴전 시한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노력과 전투 재개 가능성을 놓고 저울질하는 가운데 나타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실 회의에 앞서 가진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재봉쇄에 대해 “그들은 지난 47년간 해 왔던 것처럼 좀 교묘하게 굴었지만 우리를 협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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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 도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이란과의 물밑 조율과 관련해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오늘 중 어떤 정보가 들어올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오는 2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2차 종전 협상과 관련해 주요 쟁점 조율 과정에서 유의미한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됐다.

이란 “미국 측 새 제안 검토 중”

실제로 소통 채널은 여전히 가동 중인 상황이다.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는 이날 사무총장 명의 성명을 통해 2차 종전 협상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 “적이 과도한 요구를 철회하고 전장 현실에 맞는 요구를 제시할 경우 재개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재국 역할을 맡고 있는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이 새로운 제안을 제시했다며 “이란은 이를 검토 중이고 아직 답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란 정부 협상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19일 이란 국영 TV를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이견이 존재하고 몇 가지 근본적인 쟁점들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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