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휴전시한 앞두고 막판까지 혼선…트럼프 오락가락 발언에 "초조감 반영" 분석

본문

bta81b98cac52e2be960a32cea29017696.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 도중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서도 구체적인 협상 일정과 참석자 등을 놓고 불확실성이 겹치며 막판까지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미·이란 양측 모두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란과의 2주 휴전 종료 시한이 미 동부시간 기준 ‘22일 저녁’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휴전 종료 시점 질문에 “워싱턴 DC 시간으로 수요일(22일) 저녁”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7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해 당초 시한은 21일로 받아들여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한 탄력적으로 해석해 사실상 협상 시간을 하루 더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휴전 시한 22일”…사실상 하루 늘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파키스탄 소식통을 인용해 휴전 시한이 미 동부시간 기준 22일 오후 8시(한국시간 23일 오전 9시)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연장 가능성에 대해선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측 협상단을 대표하는 JD 밴스 부통령의 종전 담판 참석 여부를 놓고는 온종일 엇갈린 신호가 발신됐는데,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밴스 부통령이 21일 오전 파키스탄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bt6a277e31319b3f60ba9f5f9f2f915f62.jpg

지난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마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악시오스 “밴스, 21일 오전 출발 예정”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날 오후 협상장인 파키스탄으로 출발할 예정이며 협상은 21일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는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후 로이터 통신이 “밴스 부통령은 아직 미국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혼란이 일었다.

결과적으로 밴스 부통령 이동 일정을 놓고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다’(뉴욕포스트 인터뷰)→‘아직 미국에 있다’(로이터 보도)→‘20일 오후 출발 예정’(블룸버그 인터뷰)→‘21일 오전 출발 예정’(악시오스 보도) 등으로 계속 바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일정을 놓고도 오락가락 발언을 했다. 미 폭스비즈니스 앵커 마리아 바티로모는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20일) 밤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는 협상이 21일부터라고 했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한 셈이다.

btd141b760027a18a669448e2fcc0baf59.jpg

2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세레나 호텔 인근에서 한 경찰관이 근무를 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락가락 메시지 놓고 ‘초조감 반영’ 분석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가 혼선을 키우는 상황에 대해선 담판을 앞두고 상대를 교란시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술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초조감 등 내면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자신이 합의를 맺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가짜뉴스를 봤다며 “어떤 압박도 받고 있지 않다. 시간은 나의 적이 아니다”고 했다. 시간에 쫓겨 ‘나쁜 합의’를 급히 맺지는 않겠다는 의지 표출로 읽혔다.

다만 그간 이란을 향해 합의 타결을 종용하며 “문명 소멸”, “모든 발전소·교량 초토화” 등 위협적 언사를 쏟아내 온 점을 감안하면 역설적으로 심리적 스트레스를 자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미 NBC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37%에 그쳐 2기 행정부 들어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란 전쟁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란 답변은 33%에 그친 반면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67%로 배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핵심 쟁점인 이란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선 “이란과 추진 중인 협상은 버락 후세인 오바마와 졸린 조 바이든이 체결한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미드나잇 해머’ 작전으로 이란 내 핵먼지 시설을 완전하고 철저하게 파괴했다”고도 했다.

이란 ‘전략적 모호성’…“위협 아래 협상 불가”

이란은 계속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협상 참여 여부가 안갯속이다. 이란 협상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날 X 글을 통해 “트럼프는 협상 테이블을 항복의 테이블로 바꾸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위협의 그림자 아래에서 이뤄지는 협상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bta07d1fbb37b51cc486300d368b9c712a.jpg

2024년 10월 12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레바논 의회 의장과의 회담을 마친 뒤의 모하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AFP=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회담에는 깊은 역사적 불신이 드리워져 있다”며 미국을 비판했고,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통화에서 “미국의 불법적 행태와 지도자들의 모순된 입장은 외교 원칙과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악시오스 “이란 최고지도자 승인 내려져”  

다만 주요 외신들은 이란이 2차 종전 협상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여전히 파키스탄행을 계획 중이며 밴스 부통령이 참석할 경우 카운터파트 격인 갈리바프 의장도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백악관은 20일 내내 이란이 협상단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보내겠다는 신호를 기다렸다”며 “이란 협상단은 최고 지도자(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승인을 기다렸고 그의 승인은 이날 저녁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란의 메시지가 혼란스러운 것은 이란이 처한 곤경을 반영한다”며 “이란 지도부는 종전 협상이 국가의 심각한 경제 위기 완화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미국을 깊이 불신하고 있다”고 짚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이란 대치는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역봉쇄’ 조치 이후 이란 항구로 향하던 선박 27척을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미군은 전날 나포한 이란 선박 ‘투스카호’에 대한 대대적 수색 작업도 진행 중이다. 미군은 해병대를 동원해 투스카호에 실린 최대 5000개의 컨테이너를 조사하고 있다고 NYT가 보도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6,18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