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친숙한 명곡이 뮤지컬 무대로…주크박스 뮤지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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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히트송이 여름 국내 뮤지컬 무대를 장식한다. 관객의 귀에 각인된 멜로디와 가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크박스 뮤지컬’이 잇따라 국내 관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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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헬스키친’의 브로드웨이 공연 모습. 오는 7월 한국에서 초연한다. AP=연합뉴스

‘주크박스(jukebox)’는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눌러 원하는 음악을 재생하는 기계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여타 창작 작품처럼 극을 위해 새로운 넘버를 만드는 대신, 이미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곡들을 바탕으로 서사를 구성한다. 귀에 익은 히트곡이 서사와 조화를 이루며 롱런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이야기가 겉돌며 콘서트 수준에 머문 작품도 있다.

뮤지컬 ‘헬스키친’은 오는 7월 24일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로 그래미상을 17번 수상한 얼리샤 키스의 히트곡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헬스키친’은 미국 뉴욕 맨해튼 웨스트 사이드에 위치한 지역명으로, 얼리샤 키스의 고향이기도 하다. 10대 소녀 ‘알리’가 음악과 도시의 에너지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얼리샤 키스의 자전적 서사를 담았다. 그는 이 작품의 작곡·작사가로 참여했다.

얼라샤 키스의 데뷔곡 ‘폴린’(Fallin)을 비롯해 그래미상 수상곡 ‘이프 아이 에인트 갓 유’(If I Ain’t Got You) 등 히트곡 20곡과 신곡들로 구성된 음악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2023년 미국에서 초연했고, 이듬해 토니상에서 13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24년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 작품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작품으로, 반드시 봐야 할 공연”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초연인 이번 공연은 11월 8일까지 이어진다.

국내 대표 창작 주크박스 뮤지컬도 관객과 재회한다. 오는 6월 9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그날들’이 일곱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2013년 초연 당시 한국 뮤지컬대상 베스트 창작 뮤지컬상, 연출상 등 11관왕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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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 오는 6월 7번째 시즌으로 관객과 재회한다. 사진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작품은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1992년과 2022년의 ‘그날’이라 불리는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로 30주기를 맞은 고(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사랑했지만’ 등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이 극 전개와 맞물린다. ‘정학’은 엄기준·류수영·최진혁·김정현이, ‘무영’역은 박규원·윤시윤·산들·유선호가 연기한다.

6월 12일부터 8월 2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는 신작 ‘피리 부는 사나이’가 관객을 만난다. ‘피리부는 사나이’ ‘고래사냥’ ‘담배가게 아가씨’ 등 국내 포크 음악 거장 송창식의 히트곡을 통해 일제 강점기 음악을 사랑한 청춘들의 얘기를 그린다.

주크박스 뮤지컬의 가장 큰 장점은 ‘익숙함’이다. 검증된 음악을 활용하기 때문에 관객은 낯가림 없이 극에 몰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이 독이 될 수도 있다. 최승연 뮤지컬 평론가는 “이미 정해진 여러 노래 가사에 걸맞게 스토리를 배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음악과 서사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할 경우, 단순히 히트곡을 나열한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부 작품에 대해서 ‘주크박스’는 부정적 수식어가 되기도 했다. 2023년 초연한 뮤지컬 ‘베토벤’은 악성(樂聖)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넘버들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서사적 완성도 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일각에서 ‘베토벤 주크박스’이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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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뮤지컬 ‘베토벤’ 초연 모습. 올해 6월 개막하는 ‘베토벤’ 재연에 대해 제작진은 ‘베토벤 2.0’ 이라고 명명했다. 뉴스1

이런 평가를 의식한 듯, ‘베토벤’제작진은 오는 6월 9일부터 8월 1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일 재연 공연을 ‘베토벤 2.0’으로 명명했다. 서사 구조를 수정해 음악과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설명이다. 이 작품의 길 메머트 연출은 “스토리도 바뀌고 세트도 발전한 새로운 베토벤”이라며 “초연엔 들어가 있지만 오늘날 한국 관객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은 재연에서 과감히 덜어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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