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인공지능, 전쟁의 도구로 쓰이는 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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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가 교단 최대 명절인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 4월 28일)을 앞두고 22일 서울 흑석동 소태산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각개교절은 1916년 소태산(少太山, 본명 박중빈, 1891~1943) 대종사가 깨달음을 이루고 원불교를 처음 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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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에서 인공지능이 전쟁에 사용되는 건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백성호 기자

올해 대각개교절 표어는 ‘정신개벽으로 생명 살림과 마음 치유 앞장’이다. 이날 원불교 행정 수반인 나상호(65) 교정원장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 하루빨리 종식돼 평화가 회복되기를 기도한다”고 운을 뗀 뒤 “인류 문명의 진화와 편의를 위해서 만든 인공지능이 전쟁에서 사람을 살상하는 도구로 변질돼 염려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태산 대종사는 일찍이 “물질이 개벽 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 주창한 바 있다. 물질 만능주의를 경계하고 새로운 정신문명을 건설하자는 메시지를 ‘정신개벽’으로 표현했다. 나 교정원장은 “물질문명의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그걸 좋은 방향으로 잘 선용(善用)하는 건 정신개벽의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마음은 뭔가?”라는 물음에 나 교정원장은 ‘불안’과 ‘화’를 지적했다. “마음의 안정과 평화다. 그래서 마음공부가 필요하다. 원불교는 전국 15개 훈련원을 거점으로 맞춤형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마음 온(on)’이라는 통합 브랜드 아래, 직장인 번아웃 회복과 청소년 집중력 향상, 노년층 소외 예방 등 세대별 특화된 마음공부를 확장한다. 원불교 교도가 아니어도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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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 교정원장은 “원불교는 우리 사회에 대중적 명상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전국의 훈련원과 교당 등에서 마음공부 프로그램의 문을 원불교도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연다”고 말했다.

불교 조계종이 ‘템플 스테이’를 내세우는데 맞서 원불교는 ‘마인드 스테이(Mind stay)’를 표방한다. 명상 콘퍼런스 등을 통해 대중적 명상 문화를 우리 사회에 안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올해 원불교는 군종 승인을 받은 지 꼬박 20년을 맞는다. 지금은 육군에만 군종 장교를 파송하고 있고, 해군과 공군으로도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원불교는 그동안 ‘생명 살림’의 기치 아래 일선 군부대에서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고 성과도 컸다. 나 교정원장은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높은 건 경제적 고립과 사회적 고립이 심하고, 상대적 박탈감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근원적 대책 마련에 종교계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불교는 자살 예방 프로그램 ‘다시살림’을 전 교단 차원으로 확대해 노인·탈북민 등 취약계층 대상 생명안전망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이어 나 교정원장은 현대인을 향한 원불교의 메시지를 세 가지로 요약했다. ‘마음공부’와 ‘감사 생활’, 그리고 ‘평등 세상’이다. 스스로 마음의 원리를 깨치고 다스리는 공부, 모든 관계가 은혜로 연결돼 있음을 알고 보은하기,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고 공익을 실천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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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 교정원장은 “종교가 자기 종교의 확장에만 신경 쓴다면 곤란하다. 우리 사회의 평화와 평등에도 종교는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성호 기자

“종교가 자기 종교의 발전과 확장에만 신경 쓴다면 곤란하다. 원불교는 복지 기관을 200개 정도 운영하고 있다. 교세에 비해 수가 꽤 많다. 일제 강점기였던 초창기에 원불교는 저축 조합을 만들고, 바다를 메워 간척지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두루 잘 살게 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종교가 앞으로 어떠해야 하는지 일러주신 적이 있다. 종교는 세상 속에 있고, 세상의 평화와 평등을 위해서도 존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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