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늑구가 동물원을 바꿨다…"전국 동물원 허가제로…먹이주기 체험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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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 9일 만인 지난 17일 생포돼 돌아온 늑대 '늑구'가 20일 닭고기와 소고기 분쇄육을 먹다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사진 대전오월드
늑대 ‘늑구’ 탈출 사건을 계기로 전국 121개 동물원에 대한 안전 관리가 강화되고, 무분별한 먹이주기·만지기 체험도 제한된다. 탈출 사태를 유발한 대전 오월드 동물원은 재발 방지 조치가 마무리될 때까지 운영을 중단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오월드 동물원에서 발생한 늑대 탈출 및 포획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 안전관리 및 동물복지 향상 대책’을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늑대 탈출과 유사한 사건의 발생을 막고, 국민의 높아진 동물복지 의식 수준을 반영하기 위해 ‘존중받는 동물, 안전한 동물원’을 만드는 게 목표다.
우선, 동물 복지와 안전 관리 향상을 위해 동물원 등록제를 허가제로 조기에 전환한다. 동물원 허가제는 2023년 말에 시행됐지만, 기존 동물원은 5년의 유예 기간을 부여했다. 이에 현재 허가제로 전환한 동물원은 전국 121개 동물원 가운데 10곳에 불과하다. 동물원수족관법상 허가를 받으려면 사육사 수를 늘리고, 동물 탈출방지 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기후부는 “허가제 전환 기한인 2028년 12월보다 1년 앞선 2027년 12월까지 전체 동물원의 90% 이상 허가제 도입을 조기에 완료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미흡한 시설을 개선하고 수의사, 사육사와 같은 운영인력 추가 확보도 이뤄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무분별한 유료 체험 막도록 가이드라인”
한 동물원에서 늑대들이 밖을 쳐다보고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먹이주기 등의 체험도 제한한다. 현장 점검 결과, 일부 동물원에서 생태교육이라는 명목 아래 무분별한 먹이주기, 만지기 등 유료 체험사업이 운영돼 온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기후부는 이런 부정적 체험활동을 줄이고자 ‘동물원 전시동물 교육·체험 프로그램 지침서(매뉴얼)’를 개정하고, 체험을 대체할 새로운 동물복지형 교육 프로그램을 발굴할 계획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법령상 오락이나 흥행 목적의 먹이주기 체험은 안 된다고 돼 있지만 만 구체적인 기준이 모호한 상황”이라며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월드 동물원 당분간 문 닫는다…황금연휴 재개장 불확실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탈출해 열흘 만에 포획된 늑대 ‘늑구’가 기력을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월드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늑대 탈출 사건 과정에서 부실한 관리가 문제가 된 오월드 동물원은 당분간 문을 닫는다. 오월드 관리·감독기관인 금강유역환경청은 이번 늑대 탈출 사건이 관련 법률상 안전관리의무 위반사항이라고 판단하고 20일에 조치 명령을 발령했다.
이 명령에 따라 오월드는 늑대 탈출 원인에 대한 자체조사 및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한 조치계획서·완료보고서를 금강청에 통보해야 한다. 기후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현장 합동점검을 할 계획이다. 또한 조치가 마무리될 때까지 동물원은 사용 중지된다.
앞서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 측은 “5월초 황금연휴 전까지는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기후부 관계자는 “언제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는 현재로써는 판단하기 어렵다. 오월드 측에서 얼마나 속도감 있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기후부는 늑대 탈출사건 발생 다음 날인 9일부터 전국 121개 동물원 전체에 대한 일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탈출방지 실태, 관람객 안전관리 등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조치 명령을 통해 시정할 방침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의 안전 관리 체계와 동물복지 기준을 획기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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