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꼭두각시 아니다” 선 긋기…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청문회

본문

bta832c78d80427b12caa5d6de76ed7e7d.jpg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자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선을 그었다. 하지만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워시 후보자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대 쟁점인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 문제에 대해 원칙론을 강조했다. 그는 “연준의 독립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화정책 신뢰의 출발점”이라며 “의장으로 확정될 경우 정치적 고려가 아닌 경제 데이터와 장기적 안정성에 기반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 워시는 트럼프의 ‘꼭두각시(sock puppet)’가 될 것이냐는 날 선 질문에 “절대로 아니다”라며 “트럼프는 어떤 논의에서도 특정 금리 결정을 미리 정하거나 약속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나 또한 그 요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거 ‘매파(통화 긴축 선호)’ 기조에서 변심했다는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다.

다만 “연준이 본래 역할을 벗어나 정책 신뢰를 약화시켰다”며 개혁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대응 지연과 의사소통 과정에서 혼선을 연준 내부 책임으로 돌렸다. 빅데이터와 새로운 분석 도구를 활용해 물가를 더 정확히 측정하고, 연준 인사들의 과도한 금리 전망 발언(포워드 가이던스)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그의 인식이 연준 내부 기류와 온도 차가 있다는 점이다. 현재 연준 이사 7명 가운데 3명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트럼프가 지명한 인사들도 급격한 정책 변화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사진 다수가 외부 압력에 맞서 연준의 신뢰를 방어하는 데 집중하는 기류다. 워시 후보자가 의장에 취임할 경우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

트럼프와도 일단 선은 그었지만, 명확한 거리 두기는 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연준 이사인 리사 쿡 해임을 시도한 문제나, 연준 건물 리모델링을 둘러싼 제롬 파월 현 의장 수사에 대해서도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입장을 유보했다. 무엇보다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금리 정책과 관련해 “미래 정책 결정을 사전에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끝까지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잭 리드 민주당 의원은 “지도자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하락 마감했다.

최종 인준까지 남은 변수는 톰 틸리스 공화당 의원 등 내부 반발 표다. 트럼프도 최근 인터뷰에서 틸리스가 끝내 버틸 경우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원 은행위가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 구도인 만큼 틸리스가 찬성표에서 이탈할 경우 12대 12 동수로 워시 인준에 제동이 걸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집권 2기 들어 의회 반대 없이 인사를 밀어 붙여온 트럼프의 당 장악력이 연준 인사 문제에서 처음 시험대에 올랐다”고 짚었다.

제롬 파월 현 의장이 2028년까지 이사로 남을 경우 워시 의장 체제에서 견제구를 던질 수도 있다. 연준의 난맥상은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시장 충격을 키울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보다 동결 또는 긴축 유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관련기사

  • 공화당 반발, 이해충돌…'변수 속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청문회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6,37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