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정현이 이끄는 ‘소노의 봄’...디펜딩 챔프 LG와 4강 PO 격돌
-
2회 연결
본문
소노의 돌풍을 이끄는 특급 가드 이정현. 사진 고양 소노
‘언더독’ 고양 소노의 돌풍이 무섭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는 23일 막을 올리는데, 첫 경기가 창원체육관에서 열리는 고양 소노와 창원 LG의 1차전이다. LG는 정규리그 1위 팀이자, 디펜딩 챔피언이다. 외국 선수 최우수선수(MVP) 아셈 마레이를 필두로 유기상, 양준석, 칼 타마요 등 지난 시즌 우승 멤버가 건재해 4강 팀 중 가장 전력이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노는 정규리그 5위로 ‘봄농구(포스트시즌)’에 턱걸이로 진출했다. 게다가 2023년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이었는데, 4강까지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LG와 소노는 정규리그에서는 3승 3패로 팽팽히 맞섰다. 소노는 서준혁 구단주의 지시로 원정 1, 2차전 원정 응원단 총 780명에게 창원행 교통비 전액을 지원할 만큼 기대가 크다. 특히 1차전 응원단 중 100명에게 항공권을 제공한다. 구단이 원정 응원을 위해 비행기를 띄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와 챔프전 진출을 다투는 소노. 이정현(왼쪽)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연합뉴스
‘소노의 봄’을 이끄는 주인공은 국가대표 가드 이정현(27·1m88㎝)이다. 올 시즌 이정현의 활약은 대단하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18.6점 2.6리바운드 5.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 포스트시즌에 돌입하자, 경기력이 더 좋아졌다. 그는 서울 SK와의 6강 PO(5전 3승제)에서 평균 20점 3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 슛도 평균 3.3개로 정규리그 2.4개보다 많았다.
특히 승부처마다 내외곽포를 성공하며 소노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정현의 활약에 힘 입어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자밀 워니가 이끄는 정규리그 4위 SK를 3연승으로 제압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첫 4강 무대까지 밟는 역사를 쓴 것이다. 이정현이 펄펄 날면서 신인왕 케빈 켐바오와 빅맨 네이던 나이트까지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다. 손창환 소노 감독도 “이정현이 6강 PO MVP”라고 치켜세웠다.
이정현은 어린 시절 스트릿 농구를 통해 기술과 돌파 그리고 득점력을 키웠다. 사진 고양 소노
이정현은 “모든 집중력을 가지고 뛰어준 덕분에 이룬 성과다. 든든한 동료들 덕분에 힘든 줄 모르겠다”면서 “신기할 정도로 외국인 선수들과 케미(호흡)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시즌 초반엔 좋은 흐름이 아니었지만, 정규리그 막판 10연승을 하면서 강팀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는 6강에서 상대적으로 소노보다 껄끄러운 6위 부산 KCC를 피하기 위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아 KBL 재정위원회로부터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이정현은 “선수들도 그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에너지와 승부욕을 갖고 경기에 임했는데, 경기에 잘 나타났다. 아무래도 (SK가) 상대를 좀 잘못 고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정현이 프로 데뷔 5년 차에 리그 최고 가드가 될 수 있었던 건 학창시절 혹독한 훈련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군산고 시절 그는 ‘길거리농구 스타’ 출신 트레이너를 찾아가 오랜 기간 스킬 훈련을 받았다. 팀 훈련에선 배울 수 없는 변칙 기술과 거친 플레이를 체득했다.
성격이 유하고 인상이 부드러운 이정현은 코트에 들어서는 순간 승부사로 변한다. 평소엔 넷플릭스를 보고 성시경의 발라드를 즐긴다. 사진 고양 소노
덕분에 고교 시절부터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폭발적인 득점력은 물론 화려한 기술·돌파력과 뛰어난 수비력까지 갖춘 ‘완성형 가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연세대 진학 후엔 프로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실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정현은 “고교, 대학 때 틈이 나면 스킬 트레이닝을 받았다. 슛 능력도 득점력도 이때 늘었다. 흔하지 않는 플레이를 배우면서 감각이 좋아졌다”고 떠올렸다. 이정현의 꿈은 생애 첫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드는 것이다.
그는 “앞서 포스트시즌은 두 차례 경험했지만, 한 번도 정상에 서 보진 못했다”면서 “한 단계, 한 단계 밟아나가겠다. 우선 앞에 있는 산을 넘고 난 뒤 다음을 생각하겠다”며 웃었다. 한편 LG는 “조상현 감독 및 코치진과 2028~29시즌까지,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2022~23시즌 LG 지휘봉을 처음 잡은 조 감독은 재임 중 4년 연속 4강 PO 진출을 이뤄냈으며, 구단 창단 최초의 챔프전 우승과 올 시즌 12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피주영 기자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