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온 엔비디아 부사장 “한국 반도체, 칩 하나론 성공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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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카탄자로 엔비디아 응용 연구 부문 부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 디캠프 프론트원 세미나룸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AI(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는 목적은 결국 AI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만난 브라이언 카탄자로 엔비디아 응용 딥러닝 연구부문 부사장의 말이다. 엔비디아의 자체 오픈소스 AI 모델인 ‘네모트론(Nemotron)’ 개발을 총괄하는 그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자사 AI 생태계를 개발자들에게 소개하고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네모트론 디벨로퍼 데이즈’를 미국이 아닌 지역에서 연 것도 한국이 최초다. 그를 만나 엔비디아가 그리는 소프트웨어 전략을 들어봤다.
그는 서울을 첫 행사 개최지로 선택한 것에 대해 “한국의 AI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의 열기는 매우 강력하다”며 “한국 개발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직접 배우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방한 일정도 촘촘했다. 21일 행사 기조연설 이후 LG AI연구원 관계자들을 만나 기술 동맹을 논의했고, 22일에는 서울대학교를 방문해 차세대 AI 기술 방향성을 주제로 강연하는 등 한국의 산업계와 학계를 넘나들었다.
21일 서울 마곡 LG AI연구원에서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왼쪽)과 브라이언 카탄자로 엔비디아 응용연구 총괄 부사장(오른쪽)이 협력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LG
엔비디아는 전 세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하드웨어 강자로 알려져 있지만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체 AI 모델 네모트론을 선보이는가 하면, 기업들이 보안이 강화된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축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네모클로(NemoClaw)’를 출시했다. 과거 자사 칩에 특화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로 GPU 시장을 독점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AI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통해 강력한 ‘록인(Lock-in) 효과’를 재현하겠단 전략이다.
실제 카탄자로 부사장은 인터뷰 내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삼성전자를 예로 들며 “삼성은 정말 멋진 칩을 만들지만 삼성 휴대폰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이 삼성 휴대폰의 경험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칩이 든 상자(기기)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며 “엔비디아의 핵심 업무는 애플리케이션 알고리즘부터 트랜지스터, 칩, 네트워킹 장비, 그리고 그사이의 모든 것을 ‘최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I 거품론은 착각… 현장은 수요 폭발 중”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의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을 향한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결코 ‘칩’ 하나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누군가가 이 칩을 어떻게 쓸지 알아내겠지’라며 문제를 떠넘기지 말고 당신이 만들고 있는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직접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거품론’은 강하게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오히려 거품의 반대 상황에 있다”며 “GPU 수요는 어느 때보다 높고, AI를 실제 비즈니스에 배포하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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