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반도체·탈탄소가 전기 먹는다…14년 뒤 최대전력 수요 40%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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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규 등록 전기차 등록이 10만대를 넘긴 것으로 알려진 21일 서울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100만대를 넘었다고 21일 밝혔다. 연합뉴스
14년 뒤에는 연중 최대전력과 전력소비량이 지금보다 각각 최대 40%, 26% 증가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반도체 투자, 온실감스 감축 목표(NDC) 달성을 위한 전기화 등으로 인해 전기 수요가 급등할 거란 계산이다.
22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는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개최한 공개토론회에서 이 같은 ‘전력수요 전망 잠정안’을 발표했다. 전기본은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전력수요를 전망하고, 이에 따른 전력설비와 전원구성을 설계하는 중장기(15년) 계획으로, 2년 주기로 수립된다. 기후부가 올해 내 확정을 목표로 마련 중인 12차 전기본은 2026~2040년을 계획 기간으로 한다. 재생에너지 확대, 석탄발전 폐지 등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가 반영되는 첫 번째 전력 수급 계획이다.
이번 수요 전망은 역대 전기본 중 처음으로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뉘어 제시됐다.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현재의 경제성장 흐름이 유지되고 2035년까지 NDC 53% 감축이 계획대로 이행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상향 시나리오’는 보다 낙관적인 경제 성장 전망과 과감한 탄소중립 이행(NDC 61%)을 전제로 도출됐다.
22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3차 대국민 토론회가 열렸다. 남수현 기자
이를 토대로 2040년 전력소비량은 기준 시나리오에서 657.6TWh(테라와트시), 상향 시나리오에선 694.1TWh로 전망됐다. 지난해 연간 전력 판매량(549.4TWh) 대비 최소 19.7%, 최대 26.3% 늘어나는 수준이다.
최대전력(특정 기간 중 전력사용이 최대인 순간의 전력수요) 예상치는 더 큰 폭으로 올랐다. 2040년 연중 최대전력은 기준 시나리오상 131.8GW(기가와트), 상향 시나리오상으론 138.2GW로 전망됐다. 지난해 최대전력(100.9GW)보다 최대 37%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다. 11차 전기본(2038년 기준)에서 최대전력이 129.3GW로 예상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2038~2040년) 차이로 최대전력 수요 전망치가 2.5~8.9GW 높아졌다. 신형 대형 원전(설비용량 1.4GW) 2∼6기 설비용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최대전력 수요가 치솟는다는 뜻이다.
수요 증가를 이끈 핵심 요인은 ▶첨단산업 신규투자 ▶AI 데이터센터 ▶전기화 등이다. 이번 전망에서 2040년 기준 반도체 등 첨단산업 관련 전력소비량은 27.4~29.3TWh로 전망됐는데, 이는 2038년 전망치(1.1TWh)보다 최대 26배 늘어난 것이다.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도 2038년 예상 수치(15.5TWh)보다 이번 2040년 전망(26.5TWh)에서 크게 늘었다. 전기화에 따른 전력소비량 역시 2038년 63.0TWh에서 2040년 112.6~119.4TWh로 전망치가 커졌다.
22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대국민 정책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토론회장 밖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전력수요 감소를 가정한 하향 시나리오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0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장을 맡았던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일본은 지난해 2월 확정한 제7차 에너지 기본 계획에서 NDC가 이행되지 않는 상황을 시나리오로 놓고 계획을 짰다”며 “가속 시나리오가 있다면 감속 시나리오도 있어야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NDC를 이행하려면 전기 수요가 급등할 수밖에 없는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전기 수요도 빗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지원 기후변화센터 사무국장도 “투자 지연이나 효율 향상, 분산화 등에 따라 수요가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수요 불확실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으면 설비를 선투자하게 되고, 이는 과다 시설과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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