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3명 사망’ 아리셀 대표, 1심은 징역 15년→2심은 징역 4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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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2024년 8월 28일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 수원시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을 빠져나와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3명의 사망자를 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아리셀 박순관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으로 형을 대폭 감경받았다. 법원은 “(유족과) 합의를 양형에 제한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 신현일)는 22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 대표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 대해서도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합의한 일부 피해자 유족들이 피해 감정을 호소하고 처벌을 탄원하고는 있지만, 합의를 양형에 제한적으로 반영하게 되면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소극적으로 하거나 급기야 포기하게 만들어 실질적이고 충분한 피해 회복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리튬 1차 전지의 재해 발생을 완벽하게 막는 것에 한계가 있고, 피고인들이 아리셀 사업장의 위험성을 외면하고 이익추구에만 몰두했거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완전히 방치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화재가 발생한 위치와 화재가 이례적으로 확산된 속도 등 화재의 특수성이 미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망한 피해자들에 대한 안전보건교육과 소방훈련, 화재 대피 교육 및 훈련 부족으로 피해자들은 우왕좌왕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후속 공정 중단이나 화재나 폭발 시의 매뉴얼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하기만 했었더라도 막을 수 있었던 참사로 피고인들의 책임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

2024년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발생 당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사수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2024년 6월 24일 화성시에 위치한 일차 리튬 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근로자 23명(한국인 5명,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박 대표는 사전에 공장 내 유해·위험 요인을 점검하지 않고,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을 구비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같은 해 9월 24일 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예측 불가한 불운한 사고가 아니라 언제 터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예고된 인재”라며 박 대표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기소된 사건 중 최고 형량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기업이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부분에 비용을 최소화해 이윤을 극대화하다가 막상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막대한 자금력으로 유족과 합의해 기업가가 선처를 받게 되는 선례가 많다”며 “이런 악순환을 뿌리 뽑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 발생률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소심 선고 직후 방청석에서는 “사람 23명이 죽었는데 4년이 뭐냐”, “너무 한다”고 항의했다. 재판장은 “유족이 아니라면 감치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하고 항의한 유족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기도 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유족에게 큰 상처를 준 판결”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를 무색화시켰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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