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드론 공격만 벌써 1000건…애꿎은 사우디 덮친 ‘그림자 전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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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크파르 시르 마을에서 열린 헤즈볼라 전투원들의 합동 장례식에서 조문객들이 관 옆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동에서는 포화가 멈추지 않고 있다.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싸움이 계속되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을 노린 친(親)이란 세력의 ‘그림자 전쟁’ 양상도 짙어지고 있어서다.
이스라엘군은 21일(현지시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인 자국군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본토로 드론을 날리는 등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보안 구역 내 라브 알탈라틴 지역의 부대를 겨냥해 여러 발의 로켓을 쐈다”며 “레바논 접경지인 크파르 유발과 마얀 바루크 지역에서 울린 공습 사이렌 역시 실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헤즈볼라는 이에 대해 “휴전 협정이 발효된 이후 이스라엘 측이 200차례 넘게 합의를 위반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 북부 접경 지역인 포병 진지를 겨냥해 로켓을 쏘고 공격용 드론을 발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열흘간의 휴전에 합의했지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공방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전개한 지상군 병력도 철수시키지 않았다.
지난달 2일 이란발 드론 공격이 보고된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 정유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걸프국도 골치가 아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일 “사우디가 이란 전쟁에 가려진 또 다른 전쟁에 휘말리고 있다”며 “친이란 이라크 민병대가 5주 넘게 이어진 교전 기간 사우디와 다른 걸프국을 향해 수십 차례의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공식 선전포고 없이 치러지는) 그림자 전쟁 양상”이라며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 중 일부를 전면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덧붙였다.
WSJ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사우디를 향한 약 1000건의 드론 공격 중 절반가량이 이라크발인 것으로 파악됐다. 홍해 연안의 전략적 요충지인 얀부항 정유소와 동부 지방 유전지대 등이 공격 받았다. 사우디는 이란 전쟁 당사국이 아니지만, 친이란 세력이 유가 상승 등 경제적 파장을 통해 미국·이스라엘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려는 전략을 펴고 있어 공격 대상이 됐다.
사우디뿐 아니다. 이라크 민병대는 쿠웨이트, 바레인 등 여타 걸프국은 물론 바스라의 쿠웨이트 영사관과 쿠르디스탄의 아랍에미리트(UAE) 영사관 등 자국 내 걸프국 외교 공관도 공격했다.
지난 4일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에서 이란과 연대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을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시아파 무슬림 성직자. AFP=연합뉴스
이라크 민병대는 약 20여 년 전 미국의 침공 이후 등장한 이슬람 시아파 무장 세력으로, 현재는 약 25만 명의 병력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보유한 수십 개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란은 이들에 무기를 공급하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압델 아지즈 알루와이셰그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차장은 WSJ에 “이라크 민병대 중 일부는 정부보다 더 강력하다”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 호라이즌 인게이지의 최고제품책임자(CPO) 마이클 나이츠는 WSJ에 “사우디는 무장 단체들에 경고하기 위해 이라크 내에서 상징적인 공격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으며 쿠웨이트와 바레인은 미군이 이라크 내 무장 단체를 공격하는 데 자국 영토를 미사일 기지로 사용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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