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들이 트럼프와 협상 거부 중…‘강경 이란’ 이끄는 실세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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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강경파 실세들. 왼쪽부터 아흐마드 바히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모흐센 레자이 최고지도자 군사고문,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X 캡처

이란이 꿈쩍 않고 있다. 휴전 종료 하루를 앞둔 21일(현지시간) 2차 종전협상 불참 의사를 중재국 파키스탄에 전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무기한 휴전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란의 국익에 따라 행동하겠다며 필요시 전쟁 재개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는 “심각하게 분열된 이란 정부가 통일된 입장을 못 낸다”며 이를 휴전 연장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협상 불참 결정은 강경파와 협상파 간 격렬한 권력 암투 끝에 나온 거란 주장이다.

하지만 과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 협상파가 의견은 내지만 사실상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측 강경파가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협상에 참석하자는 갈리바프와 미국의 호르무즈 봉쇄 해제가 우선이란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 사이에 충돌이 있었다”면서도 “바히디 의견이 받아들여졌다는 건 그와 IRGC가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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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종전 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운데) 이란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왼쪽)이 지난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실제로 현재 이란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건 IRGC 세력이다. 이란의 외교안보 사안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기구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다. SNSC 의장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고, 갈리바프와 아라그치 역시 SNSC 위원이다. 이들 3명은 대표적인 협상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론 IRGC 출신 강경파 3명이 SNSC 의견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바히디(68)와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72) SNSC 사무총장, 모흐센 레자이(72)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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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AP=연합뉴스

바히디는 1988~97년 IRGC의 해외담당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초대 사령관을 지냈다. 이 기간 헤즈볼라·이라크 친이란 민병대·하마스 등 이란의 대리세력 구축을 주도했다. 94년 85명이 숨진 아르헨티나 유대인센터 폭탄 테러 사건 배후로 지목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이다.

지난 2022년 경찰에 잡혀갔다 의문사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된 ‘히잡 시위’ 당시 내무장관으로 정부의 강경 진압을 이끌었다. 중동 전문 매체 암와즈의 모하마드 알리 샤바니 편집장은 X(옛 트위터)에“바히디에 비하면 전임 IRGC 총사령관들은 학교 선생님 수준일 정도로 잔인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전쟁에서 진가를 발휘한 이란의 분산형 군사 시스템인 ‘모자이크 방어’ 구축도 그의 공이다. 내무장관에 있으면서 지방 주요 행정 조직에 IRGC 출신을 배치하면서다.

강경파지만 미국과의 접점도 있다. 86년 니카라과 반군 지원을 위해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란에 무기를 몰래 수출한 ‘이란-콘트라 사건’ 당시 미국과 비밀리에 접촉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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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 X 캡처

졸가드르는 1997∼2005년 IRGC 부사령관을 지내고 쿠드스군 창설 등에도 참여했다. 내무부 치안 담당 차관으로서 IRGC 산하 바시즈 민병대를 통제했다. 그가 맡은 SNSC 사무총장은 실질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직책이다. 전임이 이스라엘의 공습에 숨진 알리 라리자니다.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온건 실용주의자인 라리자니에 비해 졸가드르는 매우 강경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졸가드르는 이슬람주의를 추종하는 ‘자경단’ 성격의 민간조직 안사르 헤즈볼라를 설립하고, 이스라엘 영토의 무력 점령까지 주장해왔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졸가드르의 극단적 견해에 거부감을 느낀 부하 가셈 솔레이마니가 항의의 표시로 일시 사임을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솔레이마니는 2020년 미군 드론에 사살된 쿠드스군 사령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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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고문. X 캡처

레자이 군사고문은 SNSC 위원은 아니지만,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후 가장 먼저 임명할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다. 이라크와 전쟁 중이던 1981년 27세 나이로 IRGC 총사령관에 임명돼 종전을 이끌었다. 97년까지 최장수 IRGC 총사령관으로 재임하며 현 IRGC 조직과 역할 등을 설계했다. 이번 전쟁에서도 “미군이 중동에서 완전히 철수하기 전엔 호르무즈해협은 단 1초도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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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이란 테헤란에서 한 여성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진 앞을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모즈타바의 부재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도 이란에선 강경파와 협상파가 의견 충돌을 빚어왔지만, 그때마다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최종 결정을 내리며 사실상의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모즈타바가 아버지 하메네이 만큼의 권위를 보여주지 못 하면서 무력을 가진 IRGC 측의 목소리가 정권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그나마 IRGC 사령관, 테헤란 시장, 의회 의장 등을 역임한 갈리바프가 IRGC 강경파와 정부 협상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었다”며 “하지만 바히디와 졸가드르의 부상은 사실상 IRGC가 안보를 넘어 정치까지 장악했음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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