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객실에 수건 전달 ‘깜짝직원’ 보낸다…특급호텔 이유 있는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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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던 특급호텔이 앞다퉈 변신을 꾀하고 있다. 김치나 간편식을 만들어 팔고 휴머노이드에게 청소를 시킨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도 하고 색다른 공연 기획으로 숙박객의 관심을 끈다.

특급호텔이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방한 외국인 방문객 2000만명 시대를 맞아 숙박 수요는 늘었지만, 특급호텔을 찾는 발길은 기대만 못 해서다. 단체 관광객 대신 자유 여행객이 늘면서 비싼 숙박료를 내기 보다는 개성 있는 부티크 호텔이나 가성비 높은 숙소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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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주요 특급호텔에 김치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한 특급호텔 주방장이 김치를 써는 모습. 중앙포토

국내 주요 특급호텔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이미지 변신이다. 이전까지 ‘상류층 전유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김치나 가정간편식 같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먹거리를 앞세워 문턱을 낮춰보겠다는 전략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조선호텔 김치’를 앞세워 중식, 일식, 한식 등 집에서 간단히 데워 먹을 수 있는 가정 간편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 홈쇼핑에 이어 해외 판매도 나섰다.

지난 2월부터 미국 판매에 나섰고 오는 5월에는 도쿄, 6월 오사카 등 일본 백화점에서도 판매한다. 롯데호텔은 연초부터 홈쇼핑, 편의점에서도 ‘롯데호텔 김치’를 판매한다. 어디서나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지난해 롯데호텔 김치 매출은 전년보다 42% 늘었다. 익명을 요구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김치나 간편식 사업은 매출 자체가 작아서 전체 실적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호텔 김치를 먹어본 소비자가 해당 호텔 숙박객이 될 수 있는 접점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인공지능(AI)도 활용하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최근 휴머노이드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리넨을 접고 접시 등 비품을 옮기는 연습을 시키는 중이다.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정부 주도의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 호텔 환경에 최적화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실증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이미 자율주행 딜리버리 로봇이 객실까지 수건 등을 전달하고 있다. 워커힐호텔은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챗GPT 기반 ‘워커힐 AI 가이드’는 이미 전체 투숙객의 3분의 1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호텔 내 시설 정보, 이벤트, 산책 코스 안내는 물론 상황별 액티비티 추천까지 실시간 대화로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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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에서 교육하고 있는 휴머노이드가 우유를 따르는 모습. 사진 롯데호텔

파라다이스시티는 공연 기획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지난 18일에는 전설적인 영국 하드록 밴드 딥 퍼플 내한 공연을 야외에서 진행했다. 다음 달 말에는 파라다이스재단을 통해 직접 아시아 아티스트 교류형 음악 행사인 ‘아시안 팝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파라다이스시티 관계자는 “공연을 보러 왔다가 숙박을 하거나 부대시설을 이용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특정 호텔에 머물기보다 여러 특색 있는 공간을 경험하는 ‘호텔 호핑’(Hotel Hopping) 문화가 확산하고 있어 특급호텔의 수익 구조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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