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년 넘게 미룬 경찰 vs 1년 만에 결론 낸 법원…정몽규 수사 촌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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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감독 선임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경찰 수사와 법원 판단의 속도가 뒤바뀌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이 2년 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사이, 1년이나 늦게 시작된 행정재판은 이미 1심 판결까지 나온 것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3일 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 취소 소송에서 협회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 권한 없이 개입했고, 그 결과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의 기능이 무력화됐다고 판단했다. 단순한 의견 개진이 아니라 사실상 ‘공식 절차 개입’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뉴스1
이 판단은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업무방해 혐의의 핵심 쟁점과 상당 부분 겹친다. 이미 문체부 감사로 사실관계가 드러난 데 이어 법원의 판단까지 나온 상황에서, 경찰 수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해당 수사는 2024년 2월 시민단체 고발로 시작됐지만, 서울 종로경찰서는 관련자 조사를 마친 뒤에도 여전히 ‘법리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경찰은 행정법원의 판단만으로 형사 책임을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무방해죄 성립을 위해서는 고의성과 기망·강압 행위가 추가로 입증돼야 한다는 논리다.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 모습. 뉴스1
다만 수사 지연은 통계적으로도 이례적이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경찰 사건의 1차 처분 평균 기간은 약 64일, 지능범죄도 평균 100일 수준이다. 2년 이상 결론이 나지 않은 사례는 사실상 전례를 찾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사실관계를 두고 행정재판이 먼저 결론을 내리면서, 국가 수사기관의 대응 속도와 역량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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