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두 대의 피아노로 ‘영화를 듣다’…‘장 콕토 3부작’으로 한국 찾은 라베크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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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듣는’ 경험을 하게 되길 바랍니다”
세계적인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가 ‘장 콕토’ 3부작으로 연주하는 모습. 사진 LG아트센터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노 듀오’ 카티아 라베크(76)와마리엘라베크(74)가 26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에서 에서 ‘장 콕토 3부작’ 을 연주한다. ‘장 콕토 3부작’은 미국 현대음악의 거장 필립 글래스가 프랑스 예술가 장 콕토의 영화 ‘미녀와 야수’, ‘오르페’, ‘앙팡 테리블’을 바탕으로 만든 본인의 오페라를 두 대의 피아노 버전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자매는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글래스의 음악은 두 대의 피아노만으로도 놀라울 만큼 풍부하다. 피아노 역시 하나의 목소리를 가진 악기”라며 “오케스트라 없이도 오히려 더 또렷하게 들리는 요소들이 있다”고 말했다.
마리엘은 “성악가 없이 세 편의 오페라를 연주하는 것은 도전이지만, 동시에 음악의 아름다움을 새로운 방식으로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주 중에는 장 콕토 영화의 이미지가 끊임없이 떠오른다고 했다. 예컨대 ‘정원 산책’을 연주할 때 영화 미녀와 야수의 흑백 장면이 연상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강렬한 이미지들이 음악과 결합하면서 관객이 ‘영화를 듣는’ 경험을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2024년 3월 필하모니 드 파리에서 초연된 이후 이어지는 투어의 연장선이다. 무대 디자인과 연출은 초연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둘은 “공연장은 매번 다르고, 관객의 반응과 피아노의 소리도 달라 늘 새로운 모험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2년간의 투어를 거치며 작품은 한층 성숙해졌다고 자신했다. 마리엘은 “음악은 인스턴트 커피처럼 금방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간을 거치며 더욱 깊어지는 예술”이라고 말했다.
무대 연출도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만한 요소다. 어둠 속에서 흘러나오는 장 콕토의 육성은 관객을 작품 세계로 안내한다. 무대 위 거대한 샹들리에는 음악과 호흡한다. 카티아는 “샹들리에는 이야기 속 공간, 즉 ‘앙팡 테리블’의 침실과 ‘미녀와 야수’의 성, ‘오르페’의 작업실 같은 친밀한 분위기를 재현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피아노 듀오’ (왼쪽) 카티아 라베크와 마리아 라베크 자매.사진 L아트센터.
라베크 자매는 1968년부터 피아니스트 듀오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던 둘은 듀오의 길을 택했다. 이후 자매는 피에르 불레즈, 리게티 죄르지와 같은 현대음악 거장과 작업하며 현대 피아노 듀오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1981년 발매한 ‘랩소디 인 블루’ 앨범은 클래식 앨범으로는 이례적으로 5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2016년 쇤브룬 궁전에서 열린 빈 필하모닉과의 협연에는 관객 10만명이 몰리는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티아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과 무대를 나누는 것, 그것이 듀오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라며 “하지만 그러한 긴장감이야말로 진정 의미 있는 것을 이루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며 대조는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했다. 마리엘 역시 “서로 다른 개성이 공존할 때 음악은 더욱 흥미로워진다”며 “같아지려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강점”이라고 거들었다
이들은 세 번째 한국 방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리엘은 “한국 관객들은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지니고 있다”며 “젊고 세련된 감각이 늘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콕토와글래스의 마법적이고 시적인 세계에 온전히 빠져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매는 서울 공연에 이어 오는 2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도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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