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강경파 군부가 장악한 이란…협상 타결 가능성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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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제기됐던 미국과 이란의 ‘주말 재협상’이 결국 무산되며 이란 내에서 강경파가 의사 결정을 장악한 상황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전쟁이 서로 “시간은 우리의 편”이라며 버티는 초장기 ‘치킨게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전 세계적 불확실성도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가서 이란 측과 만나려던 우리 대표단의 방문 일정을 방금 취소했다”고 밝혔다. 취소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이동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낭비되고 할 일도 많다”며 “게다가 그들의 ‘지도부’ 내부는 엄청난 내분과 혼란에 휩싸여 있어 그들 자신을 포함해 그 누구도 누가 실권을 쥐고 있는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전날 “이란이 대면 협상을 요청해 왔다”고 주장하며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25일 파키스탄으로 출발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끄는 이란 협상단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측은 백악관의 주장과 달리 “직접 회담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24일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아라그치 장관은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을 만나 이란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전달한 뒤,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단 파견 취소 발표 1시간 전 파키스탄을 떠났다.
이번 협상이 무산된 것은 핵 문제와 호르무즈해협 등 핵심 이슈에 대해 양측이 입장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흥미롭게도 내가 (협상단 파견을) 취소하자마자 10분도 안 돼 우리는 훨씬 더 나은 새로운 문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란이 미국의 요구에 불만족스러운 답변을 줬다가, 협상 취소를 통보한 뒤 다소 개선된 추가 제안을 보내왔다는 주장이다. 이란이 어떠한 입장 변화를 보였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 내부에서 대미 강경파가 의사 결정을 장악했으며 이런 상황이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와 중요위협프로젝트(CTP)는 25일(현지시간) 공동 보고서에서 “아흐마드 바히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과 그의 핵심 측근들이 사실상 이란 정권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바히디 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군부 이너서클이 아라그치 외무장관을 비롯한 민간인 관료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ISW는 “이란 협상팀은 유연성 없이 최대 요구를 고수하고 전제조건을 내걸어 협상을 지연시키거나 차단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이는 IRGC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실권을 쥔 IRGC가 미국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있어 앞으로의 협상도 실질적 진전을 보일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실제 IRGC는 이날 성명에서 “호르무즈해협을 통제하면서 미국과 백악관의 지지자들을 그 억지 효과의 그림자에 가두는 것이 이란의 결정적 전략”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상황하에서 최대한 시간을 끌어 미국을 압박하겠단 의미다.
그동안 군부와 민간 관료를 중재해 온 최고지도자의 공백이 이란 내 파벌 대립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은둔 상태에서 치료 중인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국정 운영을 군부에 일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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