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푸틴 포옹뒤 젤렌스키 안았다…李도 안은 모디의 ‘진짜 얼굴’

본문

전쟁과 관세 폭탄이 난무하는 혼돈의 국제 정세 속에서 불과 6개월 간 극과 극을 달리는 화제의 세계 정상 4인을 두루 만난 인물이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그 주인공이다.

bte45914f0bf8dcd23a23d95e748fec267.jpg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영접 나온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포옹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7월 8일 러시아의 순항미사일이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어린이병원 등을 강타해 전역에서 최소 44명의 사망자가 나온 그날 모디는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끌어안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가 하필 오늘 모스크바에서 가장 피비린내 나는 범죄자를 껴안았다”고 분노했다.

그런데 불과 6주 뒤 모디는 키이우로 날아가 이번엔 젤렌스키를 안고 “우리는 평화의 편”이라며 달랬다.

bt2c65e359613ce034ee879e7c5f64db09.jpg

2024년 7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포옹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24년 10월에는 러시아 카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5년 만의 양자회담을 했다. 국경 충돌로 양국 군인들이 숨진 뒤 얼어붙었던 관계를 다시 녹이는 자리였다. 2025년 2월에는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관세 전쟁 협상의 물꼬를 텄다.

밀란 바이슈나브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남아시아 국장은 모디를 카멜레온에 비유했다. “모디는 매번 끊임없이 자신을 재창조하는 방법을 찾아낸다”면서다. 그 카멜레온이 이번엔 한국을 마주했다. 모디는 지난 20일 한국 대통령으로선 8년 만에 인도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을 포옹했다.

찻집 소년에서 10억 양복까지

모디의 출발점은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작은 마을 역 승강장 찻집이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가게에서 객차에 차를 나르던 소년이 14억 인구 대국의 총리가 됐다. 이른바 ‘차이왈라(찻집 소년)’ 서사다.

bt7dbc242eda7a3cfbcbc13b72b3aa6919.jpg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2024년 8월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민초의 아이콘인 그는 그러나 2015년 1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맞이할 때 훗날 경매에서 약 10억 원에 팔린 명품 양복을 입었다가 야당으로부터 맹공을 받은 적이 있다. 이후 모디는 다시 소박한 전통 의상으로 돌아갔다. 특유의 유연성이 발휘된 셈이다.

모디가 지닌 정치적 자산의 또 다른 뿌리는 여덟 살 때부터 다닌 힌두 민족주의 조직 민족봉사단(RSS)이다. 모디는 20대 초반에 RSS의 전업 활동가가 되면서 조직에 일생을 바친다는 서약에 따라 배우자의 존재를 수십 년간 숨겼다. 모디의 독신 행세는 그의 예사롭지 않은 권력 의지를 드러내는 사례로 꼽힌다.

학살의 방조자 꼬리표 딛고 인도 세일즈맨으로

모디에겐 어두운 과거도 있다. 구자라트 주총리이던 2002년 2월 힌두교 성지에서 돌아오던 기차에 불이 붙어 59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무슬림을 겨냥한 대규모 학살이 벌어졌다. 공식 사망자 1044명 중 790명이 무슬림이었다. 모디는 당시 “작용에는 반작용이 따른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복을 사실상 용인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은 2005년 그의 비자를 취소했다.

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힌두교도들의 표심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기업 친화적 개발’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대규모 글로벌 투자를 유치해 주 경제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며 종교적 극단주의의 상처를 돈과 성장으로 덮었다. 이때 나온 ‘구자라트 공식’은 그를 14억 거대 국가의 총리 자리로 이끌었다.

btc419d99a159bb71fb1e2760319505ccd.jpg

유년 시절 모디. 사진 모디 공식 홈페이지

총리가 된 그는 이제 전 세계의 위기를 자신의 영업 자산으로 삼고 있다.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값싼 러시아산 원유를 포기하지 않고, 미·중 갈등의 틈새를 파고들어 애플의 아이폰 생산 기지와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인도에 유치했다.

지금 한국이 마주한 인도는 더 이상 단순한 신흥시장이 아니다. 탈중국 생산 거점이자 중동 위기의 우회로, 그리고 실리외교의 시험대에 가깝다. 그 인도를 가장 비싸게 파는 인물이 모디다. 가난한 찻집 소년은 어떻게 14억 인구의 총리가 됐고, 어떻게 푸틴과 젤렌스키를 나란히 끌어안을 수 있었을까. 한국은 이 카멜레온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URL을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푸틴 포옹뒤 젤렌스키 안았다…李도 안은 모디의 ‘진짜 얼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2382

예측 불가능한 '강한 놈'의 시대, '더 스트롱'

“제국주의 미국팀서 안 뛴다” MLB 입단 거부한 18세 마두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5790

마두로 화내도 소용없었다…‘베네수엘라판 김건희’ 그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6150

시인 꿈꾼 문학청년 하메네이, 왜 국민에 총 쏜 독재자 됐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7593

다카이치 대들면 바로 뺨 때렸다…여자 아베 만든 ‘열혈 경찰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9230

“평화는 항복” MIT 출신 스파이…끝장난 네타냐후, 9·11이 살렸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916

‘천국의 열쇠’ 건 소년병들 시신…그 피 먹고 큰 이란 혁명수비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9116

“런던에 2000억 부동산 있다”…‘성직자’ 모즈타바의 두 얼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0944

꽁꽁 숨은 이란 2인자도 죽였다…모사드, 치밀한 ‘암살 트루먼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2703

“이스라엘 죽이면 어디든 간다” 헤즈볼라, 이란 전쟁 등판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4721

순교자 피로 국가까지 삼켰다…미사일 쏘는 홍해 해적, 후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6410

Mr.에브리싱도 못하는 게 있다…“이란 제대로 패라” 빈살만 속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8503

이란 석기시대 88분 남기고…트럼프 협상 이끈 ‘파키스탄 MB’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0400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5,582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