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이란 호르무즈 기싸움 팽팽…이란 “통행료 징수 계좌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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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간) 이란 군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을 나포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역봉쇄로 맞붙은 양측이 치킨게임을 벌이는 양상 속에서 이란은 해협 통행료를 징수하기 위한 전용 계좌도 개설했다.

27일(현지시간)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소속 알라에딘 브루제르디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란 중앙은행은 리알화를 비롯해 위안, 달러, 유로화 등 4개의 특수 계좌를 개설했다”며 “공표된 지침에 따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해당 계좌들로 입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 의회(마즐리스)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는 지난 21일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명시한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확립에 관한 법률’의 본회의 상정을 가결한 바 있다. 브루제르디 의원은 “법안은 의회 첫 회기에서 승인될 예정”이라며 “통행료 징수 시스템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제도로 만들 법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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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정박한 유조선 앞을 보트가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상대 측 봉쇄의 빈틈을 파고드는 탐색전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의 역봉쇄에도 지난 24일 하루 동안 이란산 원유 약 400만 배럴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총 105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6척은 회항했지만 약 400만 배럴을 실은 아시아행 유조선 두 척이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중동에서 거리가 먼 말라카해협에서도 봉쇄 작전을 수행한 바 있어 해당 선박이 실제 구매자에게 당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매체는 전했다.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우군을 다지는 외교전도 관측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마린트래픽 플랫폼 데이터를 인용해 “러시아 억만장자 알렉세이 모르다쇼프와 관련된 초호화 요트가 지난 25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오랜 동맹으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7일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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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보리스옐친대통령도서관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아라그치는 파키스탄과 오만 등을 순방한 뒤 이날 러시아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양측의 봉쇄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국제사회 관심은 이란의 원유 저장 능력으로 향하고 있다. 저장고가 가득 차 원유 생산을 중단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면 생산량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란이 이를 어느 정도까지 감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의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길이 막힌 이란이 원유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동원하고 있다”며 “컨테이너는 물론 상태가 불량해 버려졌던 폐탱크까지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대이란 봉쇄를 두달 더 연장하면 이란의 에너지 산업에 심각한 장기적 피해를 줄 것”이라며 “유정 가동을 중단해야 할 경우 막대한 수리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해상 봉쇄가 6~8주 이상 지속될 경우 이란 경제가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은 이란 내부에서도 나온다.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날 “최고국가안보회의에서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역봉쇄 조치는 지난 13일 시작됐으며 현재 약 2주가 지난 상황이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회의는 향후 며칠 내 소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부 평가 및 정보 보고를 바탕으로 소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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