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흘이 4일?” 논란 속 국교위 ‘문해력 특위’ 출범…한자 교육 강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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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문해력 특별위원회 위촉식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문해력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촉식 및 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교위는 최근 학생들의 문해력 문제가 국가·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국가 차원의 종합적 진단과 중장기 정책 방향 마련을 위해 문해력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특위 위원장은 김경회 현 국교위 상임위원이 맡았다. 위원회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관련 분야 전문가와 교육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사 등 총 16명으로 꾸려졌다. 이날 위촉된 문해력 특별위원회 위원은 앞으로 6개월간 활동하면서 문해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 방안들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경회 위원장은 “문해력 특별위원회에서 독서교육, 글쓰기, 어휘력 등 다양한 주제로 폭넓게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위원으로 구성했다”며 “앞으로 학생·학부모·교원 등 현장의 의견을 경청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특위가 다룰 여러 과제 중 교육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는 쟁점은 ‘한자 교육’의 정식 안건 채택 여부다. 국교위는 지난 9일 67차 회의에서 문해력 특위 운영 계획을 의결할 당시 “한자 교육 문제도 개방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면서 관련 논의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요즘 ‘사흘이 며칠을 말하냐’ 그러면 4일이라고 한다더라”라며 “우리 언어의 주요 단어들이 다 한문인데 그걸 가정에서 가르치나 안 가르치나”라고 물었다.

이에 최 장관은 “중학교 과정부터 한자를 가르친다”며 “그런데 교육과정 전체가 암기형, 혼자 공부하는 스타일이 많다. 문해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 수업 스타일이 바뀌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추진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어쨌든 그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 같다”며 “교육을 하든 그건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수능에 한자 포함해야” vs “문해력과 큰 관련 없어” 

교육계 내부의 시각은 엇갈린다. 한국한문교육학회장을 지낸 김상홍 단국대 명예교수는 “현 세대 문해력 저하는 학생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자를 가르치지 않은 국가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우리말 어휘의 70% 이상이 한자어임에도 학교 교육에서 한자를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 구조가 근본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초등 3~6학년 국어 교과서의 주요 단어 아래 한자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학습 동기 부여를 위해 수능 국어 영역에 한자 관련 문항을 5~6개 포함시키는 것이 가장 강력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반면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한자 교육과 문해력은 본질적으로 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자어가 많다는 이유로 병기를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경험적 추측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한자 병기 없이 수십 년을 지내온 사회가 별다른 지장 없이 작동해 왔다는 사실 자체가 그 주장의 한계를 보여준다”며 “‘사흘’ 같은 단어를 모르는 것은 문해력 문제의 지엽적 현상일 뿐, 본질을 설명하는 변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인공지능(AI) 시대의 문해력은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활용하는 종합적 사고 능력이며, 이는 단순 한자 암기로 길러질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1차 회의에서는 위원 상견례와 향후 운영 방향 등 원론적인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져, 당장 한자 병기 도입 여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학생들이 우리말 어휘를 정확하고 풍부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특위가 최선의 문해력 강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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