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알고리즘에 지배 안돼”…청소년에 ‘SNS 셧다운’, 한국은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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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학생들이 지난 2월 청소년 소셜미디어(SNS) 금지 관련 인터뷰에서 휴대전화를 살펴보는 모습. REUTERS=연합뉴스

“아이들의 놀이와 우정, 일상생활이 알고리즘과 스크린의 지배를 받아서는 안 된다.”(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소셜미디어(SNS)는 아이들의 정체성과 교우관계,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그 실질적인 위험 요인을 외면하는 건 선택지에 없다.”(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아동·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SNS 과의존에 대한 책임이 빅테크의 알고리즘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각국에서 규제에 나선 것이다.

청소년 SNS 막는 국가들

3일 각국 정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호주를 비롯해 캐나다·노르웨이·튀르키예 등 국가들이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시행 또는 추진하고 있다. ‘SNS 금지령’을 추진하는 국가는 유럽에서만 10곳이 넘는다. 급기야 유럽연합(EU)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SNS 접속 시 나이를 인증하는 앱을 공개하면서 “어린이들을 보호하지 않는 플랫폼에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3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16세 미만 이용자의 SNS 계정 생성을 금지했다. 일본 총무성은 각 플랫폼 기업에 연령 기능 제한을 적용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호주가 지난해 말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접속을 금지한 이래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조치들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한국은 어때

한국에선 국회를 중심으로 규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규제 법안이 총 7건 발의된 상태다. 법안별로 ▶14세 미만 SNS 가입 금지 ▶16세 미만에 대해 일별 한도 설정 ▶알고리즘 기능 제한 등 내용이 담겼다. 주무 부처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청소년·학부모 등 정책 당사자 의견을 수렴하면서 법률안 논의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여론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많다.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디지털안전센터가 최근 발표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성인 518명)의 10명 중 7명(67.5%)은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제한 연령에 관해선 16세 미만(38.8%), 19세 미만(22.6%)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다만 SNS 규제를 두고 우회 접속, 알 권리 제한 등 실효성 논란도 적지 않아 찬반 공방은 계속되는 양상이다.

커지는 플랫폼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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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사는 13세 소년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소셜미디어(SNS) 애플리케이션(앱)들. AFP=연합뉴스

청소년 SNS 사용을 둘러싼 플랫폼 책임론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규제 방식이나 시기 등은 국가마다 다르지만, 자극적인 콘텐트를 반복 노출하는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의식은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에선 SNS 중독을 주장하는 원고에게 메타·구글(유튜브) 등이 600만 달러(약 90억원)를 배상하라는 1심 평결이 나왔다. 사법당국이 알고리즘 설계에 대한 빅테크의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국내외 플랫폼들은 아동·청소년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업데이트를 통해 자녀 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이를테면 ‘패밀리 계정’에 등록한 보호자가 만 19세 미만 자녀의 숏폼·오픈채팅 이용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초통령 게임’으로 불리는 로블록스는 오는 6월 키즈(5~8세)와 셀렉트(9~15세) 계정 체계를 도입한다. 연령에 따라 콘텐트 접근 범위와 부모 통제 권한 등에 차등을 둔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알고리즘은 개인이 선택·통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려는 글로벌 추세는 타당하다고 본다”면서도 “한국은 과거 게임 셧다운제 당시의 실효성 논란, 해외 플랫폼사를 규제하기 어렵다는 조건 등에 관해 충분한 공론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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