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가, 12조 상속세 완납…감염병·소아암에 1조 ‘통큰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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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일가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유산(약 26조원)에 대한 상속세 12조원을 모두 납부했다. 단일 상속세로는 국내 최대 규모며, 해외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액수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유가족은 연부연납 방식으로 2021년부터 총 6번에 걸쳐 상속세를 냈고 올해 전액 완납했다. 상속 재산은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 등 관계사 지분과 부동산 등이다. 이로써 2020년 이 선대회장 별세 이후 5년에 걸친 상속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유가족은 상속세 신고 당시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이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해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주식담보대출과 배당, 일부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 분납했다.
의료·복지 1조 기부…사회 환원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4년 서울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서 환아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스1
눈에 띄는 점은 상속세 납부와 함께 진행된 사회 환원이다. 유가족은 2021년 감염병 대응과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을 위해 총 1조원을 기부했다. 이 중 7000억원은 중앙감염병병원 건립과 연구 인프라 확충, 연구 지원 등에 쓰인다. 서울 중구 방산동 일대 들어서는 중앙감염병병원(150병상 규모)은 2030년 완공 예정으로, 감염병 진료와 교육·훈련, 임상 연구를 수행하는 국가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나머지 3000억원은 소아암·희귀질환 환아를 위해 활용된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이 기부금으로 2021년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을 설립해 진단·치료와 연구를 진행 중인데 5년간 누적 수혜자는 2만8000여명에 이른다.
‘이건희 컬렉션’ 기증…K컬처 위상 높여
3조원 규모(감정평가액 기준)의 미술품 기증은 문화 분야에서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유가족은 2021년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한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와 공공미술관에 기증했다. 국보 40점, 보물 127점 등 고미술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국내외 근대미술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지방 미술관 등에 전달됐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인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와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등이 대표적이다.
이 컬렉션은 국내외 전시를 통해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5차례 열린 국내 순회전은 누적 관람객 35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해외 첫 전시가 열렸고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열린 폐막 기념 갈라 행사엔 유가족과 미국 정·재계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다. 향후 미국 시카고미술관을 거쳐 영국 런던으로 해외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이 1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에서 열린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재계에선 5년에 걸친 상속세 납부와 감염병 대응, 소아암·희귀질환 지원, 미술품 기증으로 이어진 유가족의 행보를 ‘상속세 납부+기부’라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환원으로 본다. 다만 지나친 상속세 부담이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현재 상속세율은 기업 지배구조 안정과 장기 투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낮추고 기업 승계 시 납부를 이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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