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 암살 위협에 떠는 푸틴…“모스크바 집 떠나 지하 벙커 전전”

본문

bt91ec15134ea45c913b433c07c7ab82b3.jpg

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둘러싼 경호가 최근 한층 강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과 군 고위 인사를 겨냥한 잇따른 암살 시도가 이어지면서 러시아 크렘린궁의 경계심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 고위 인사를 경호하는 연방경호국(FSO)이 대통령 주변 보안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며 “푸틴은 암살 우려 속 더욱 은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통상적으로 업무를 보는 공간 대신 지하 벙커에서 지내는 시간을 크게 늘렸다”라고도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부와의 접촉을 눈에 띄게 줄여 왔다. 지난달 27일 푸틴 대통령은 올해 들어 두 번째 공개 행보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올림픽 예비 선수 양성 학교를 방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최소 17차례 공개 일정을 소화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줄어든 상황이다.

btd24105ec71bfd474abc97599acda1d1c.jpg

지난달 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올림픽 예비 선수 양성 학교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외부 방문 일정을 줄인 데 그치지 않고 대면 접촉자에 대한 보안 검색도 강화했다. FT는 “요리사·사진사·경호원 등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인력에게는 대중교통 이용이 금지됐고, 휴대전화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기기 사용도 제한됐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이들의 자택에는 감시 시스템까지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더 이상 모스크바 인근과 북서부 발다이 지역의 거처를 찾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푸틴 대통령은 남부 크라스노다르 일대 벙커 등 시설에 몇 주씩 머물며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FT는 “국영 매체는 사전 녹화된 영상을 내보내며 푸틴 대통령의 일상이 평소와 다름없이 이어지고 있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이 같은 조치가 “우크라이나의 대담한 드론 공격 이후”부터 적용됐다고 분석했다. FT는 푸틴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드론 작전이 남긴 충격이 아직도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는 드론 117대로 러시아 폭격기 41대를 파괴했는데 해당 작전이 푸틴의 불안감을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FT는 또 “지난 1월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체포 작전 역시 러시아의 보안 우려를 키웠다”고 전했다.

btdf1833f105e5e17c0f96993bb363bb60.jpg

지난해 12월 22일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훈련국장 파닐 사르바로프 중장이 모스크바에서 차량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사진은 테러가 발생한 현장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군 고위 장성이 잇따라 살해된 사건도 푸틴 대통령의 경호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 CNN은 유럽 정보기관 보고서를 인용해 “이러한 (강화된 경호) 조치는 지난해 12월 군 고위 장성이 살해된 이후부터 시행됐다”며 “경제적 어려움과 반정부 세력 증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좌절 징후 등 국내외에서 점점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되며 크렘린궁 내부 불안감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고립이 심화할수록 러시아 사회 내 불만도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하 벙커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푸틴은 군 관계자들과 매일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의 소규모 마을 탈환과 같은 세부 작전까지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전쟁과 무관한 인사들은 그를 만나기 위해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FT는 “강화된 경호 조치는 푸틴이 국내 정책보다 전쟁에 더욱 집중하게 된 시점과 맞물려 있다”며 “사실상 국내 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평가했다.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 센터 선임연구원은 FT에 “푸틴이 실제로 다루려는 문제와 그에게 기대되는 역할 사이 간극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며 “러시아 대중의 불만이 분출되는 순간은 앞으로 더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전승절 휴전 제안 무색...러·우크라 주말 드론 공방에 4명 사망

  • 잠시 멈춘 이란전, 알고보면 러우전과 닿아 있다 [세계한잔]

  • 자폭·기관총 로봇 돌격에 러 항복 외쳤다…우크라 놀라운 ‘무인 전쟁’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5,480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