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올드펌’ 셀틱-레인저스 양강체제에 구멍 낸 에든버러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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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저스와 셀틱의 40년 양강체제을 무너뜨리고 있는 하츠. 홈 팬들이 5일 레인저스전 시작에 앞서 열렬하게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하츠는 이날 레인저스를 꺾고 리그 선두로 나섰다. AFP=연합뉴스
스코틀랜드 프로축구의 ‘올드펌’ 양강 체제가 40년 만에 깨질 조짐이다. 에든버러 연고 팀인 하츠 오브 미들로디언(하츠)가 글래스고 연고의 양강인 셀틱과 레인저스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서면서다.
하츠는 5일(한국시간) 열린 2025~26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레인저스에 2-1로 역전승했다. 승점 76(23승7무5패)의 하츠는 승점 73(23승4무8패)의 셀틱을 2위로 밀어내고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하츠는 전반 23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스티븐 킹슬리와 로런스 샹클랜드의 연속골로 역전승했다. 팀당 3경기씩 남았는데, 오는 10일 올드펌 더비(셀틱-레인저스전)가 예정돼 있다. 더비에서 비기거나 3위 레인저스가 이길 경우 하츠의 우승은 9부 능선을 넘게 된다.
주장 샹클랜드 등 하츠 선수들이 5일 홈에서 열린 레인저스전에서 2-1 역전골 직후 함께 어울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드펌은 스코틀랜드 축구의 절대 권력이다. 1984~85시즌 당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애버딘이 우승한 것을 끝으로 지난 40년간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두 팀이 리그 우승을 나눠 가졌다. 하츠가 이번 시즌 우승할 경우 구단은 1959~60시즌 이후 65년 만에 정상에 오른다. 더구나 하츠는 지난 2019~20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됐다가 다음 시즌 곧바로 승격했다. 승격 5시즌 만에 리그 최정상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하츠의 돌풍 배경으로는 구단 운영의 혁신이 꼽힌다. 하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의 구단주이자 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토니 블룸의 시스템을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블룸의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저평가 유망주 및 팀 전술에 최적화된 선수를 저렴한 비용으로 영입했다. 이들의 활약이 이번 시즌 상승세의 주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츠 주장 샹클랜드가 5일 열린 레인저스전에서 역전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주장인 공격수 샹클랜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리그 득점 선두인 샹클랜드는 패색이 짙거나 무승부로 끝날 듯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레인저스전에서도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14골을 터뜨린 그는 “올드펌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팀 동료들에게 불어넣고 있다.
레인저스와 셀틱의 40년 양강체제을 무너뜨리고 있는 하츠. 홈 팬들이 5일 레인저스전 시작에 앞서 열렬하게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하츠는 이날 레인저스를 꺾고 리그 선두로 나섰다. AFP=연합뉴스
에든버러 홈 관중의 열성적 응원도 하츠의 강력한 무기다. 홈인 에든버러 타인카슬 파크는 피치와 관중석이 가까워 원정팀으로선 홈 관중의 열띤 응원이 부담스럽다. 하츠는 이번 시즌 홈에서 셀틱을 상대로 1승1무, 레인저스를 상대로 2승 등 무패다. 올드펌 부진도 하츠의 독주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 셀틱은 핵심 선수의 잇단 부상으로 전력이 약화했다. 레인저스는 최근 1년 4개월간 4명의 다른 감독이 사령탑에 앉는 등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보여왔다.
현지 언론은 하츠의 선전을 두고 “데이터 분석을 통한 효율적인 구단 운영이 거대 자본을 앞세운 강호들을 어떻게 압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단순한 돌풍을 넘어 리그의 구조적 변화를 상징한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장혜수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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