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명한 하늘 뒤 ‘침묵의 살인자’ 오존의 습격…대기오염 줄자 더 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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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손으로 햇볕을 가리며 길을 걷고 있다. 뉴시스

봄철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줄어든 대신 고농도 오존(O3)이 시민들의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오존은 미세먼지와 달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로도 불린다.

6일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전국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대부분 ‘좋음(0~15㎍/㎥)’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오존 농도는 이날 오후부터 점차 올랐으며 일부 지역은 ‘나쁨(0.0901-0.1500ppm)’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국외 오존이 유입된 가운데 광화학 반응에 의한 오존 생성으로 전국에서 6일 오후에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7일에도 대부분 동쪽 지역에서 오후에 오존 농도가 일시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마스크로 못 막는 오존…장시간 외출 피해야

오존은 어느 고도에 존재하는지에 따라 정반대의 영향을 미친다. 지상 10~50㎞ 성층권에 있는 오존은 생명체에 해로운 자외선을 최대 99%까지 흡수하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반면 지표 근처에 있는 오존은 호흡기나 눈에 자극을 주고, 심할 경우 폐 기능 저하를 가져오거나 심장 질환을 악화시킨다. 여기에 농작물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등 생태계 피해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런 나쁜 오존은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같은 대기오염물질이 자외선과 광화학 반응을 하면서 만들어진다. 이런 생성 조건 탓에 기온이 높고 햇볕이 강한 여름철에 주로 발생한다. 고농도 오존은 마스크로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장시간 실외 활동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미세먼지 줄이자 더 나빠진 오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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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주의보 발령. 연합뉴스

미세먼지가 개선되고 있는 것과 달리 오존 농도는 최근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온난화의 영향으로 평균 기온과 일사량이 높아지면서 봄과 가을철에 고농도 오존 발생이 잦아지는 추세다.

올해에는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3~4월에 오존주의보가 전국에서 30번이나 발령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번)보다 6배 늘어난 수치다.

오존 ‘핫스폿’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의 경우 지난달 19일에 첫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해(5월 27일)와 비교하면 한 달 이상 앞당겨졌다.

오존은 복잡한 화학적 반응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물질보다 관리하기가 더욱 어렵다. 최근에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크게 줄었는데도 오존 농도가 증가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 노력이 오히려 오존 증가를 불러온 셈이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여러 재료가 적당한 양으로 들어갔을 때 비빔밥의 맛이 극대화되는 것처럼 오존 역시 원인 물질들이 적정한 비율로 섞였을 때 최적의 생성 효과가 발생하는 데 그 조건이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오존 고농도 시기(5∼8월)에 대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오존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고, 원인 물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김 교수는 “고농도 오존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량을 더 줄이는 등 종합적인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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