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중 정상회담 8일 앞두고 중재역 맡은 中…아라그치 “호르무즈 조속 해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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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아라그치 장관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텔레그램 캡처
6일 중국은 이란 외교장관을 베이징으로 초대해 회담을 갖고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이란 핵 문제 중재 의사를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이란 전쟁의 중재자로 본격 나서는 모양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회담 직후 “중국 측에 외교 과정의 최근 동향과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노력 및 계획을 설명했다”며 “이란은 외교 분야에서 진지하고 확고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중국 신화통신도 “아라그치 장관이 이란·미국 협상의 최근 상황과 이란의 향후 행보를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이 단순히 미국과 협상 현황을 공유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협상 포지션을 미국에 전달하는 채널 역할을 위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라그치 장관은 “호르무즈해협의 개방 문제는 조속히 해결할 수 있다”며 중국이 휴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 3월 두 번째 통화에서 “교전국(미국·이스라엘) 제외”라는 조건을 붙였던 것과 비교해 협상의 문턱을 낮췄다. 그러면서 “이란은 중국을 신뢰하며, 평화증진과 전쟁종식에서 긍정적 역할을 기대하며, 발전과 안보를 조화롭게 이루는 새로운 전후 지역 질서 구축을 지지한다”며 중국에 신뢰를 표시했다.
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회담을 갖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아라그치 장관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텔레그램 캡처
이란 측 회담 발표문 역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전쟁의 즉각적이고 확실한 종식과 지역의 지속적 평화 및 안보 확립을 위한 시진핑 주석의 4개 항의 계획을 언급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와 대화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지지를 강조했다”고 중국 발표와 맥을 같이했다.
왕 부장은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이번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며 이란과 지역 및 세계 평화에 엄중한 충격을 초래했다”며 “이는 중국에 깊은 슬픔을 안겼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전면적 휴전이 필수적이며 분쟁 재개는 바람직하지 않고, 협상을 지속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에 무력 사용을 불허하면서 미국과 협상을 돕겠다는 취지다.
중국의 중동 전후 질서로 추정되는 “4개의 공동의 터전(四個共同家園)”이라는 개념도 처음 등장했다. 왕 부장은 지난달 14일 시 주석이 아랍에미리트 왕세자 회담에서 제시한 중동평화 4개 주장과 병행해 “4개의 공동의 터전”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후 중동질서와 관련 “긴장을 완화하고, 적대 행위를 종식하며, 평화 회담 개시를 위해 계속 지원을 하고,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이란 외교장관 회담은 미국도 환영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그(아라그치)에게 꼭 해야 할 말을 전해주기 바란다”며 “배를 폭파하거나 기뢰를 설치해선 안 되며 세계 경제를 인질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중재 역할을 사실상 묵인한 발언이다.
반면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라는 중국 당국의 지침에는 추가 세컨더리 제재를 경고했다. 루비오 장관은 “재무부가 발표할 사항”이라면서도 “이란이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거나 철회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 여러 나라가 똑같이 따라 할 것이며 이는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이 확정된 상태에서 이처럼 이란 전쟁은 마무리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우선 5일 루비오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요청으로 전화 통화를 갖고 미·러 관계, 러·우 전쟁, 이란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아라그치 장관이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은 전화로 논의할 수 없는 중요한 의제를 갖고 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5일 스티브 데인스(왼쪽) 미국 상원의원이 궁정(오른쪽) 상하이시 시장과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궁 시장은 회담에서 미국과 경제·무역·투자 등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AP=연합뉴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란 이슈가 급부상했다고 진단했다. “미국인의 이란 전쟁 피로도가 높아지고, 중국도 호르무즈해협 폐쇄에 따른 피해가 누적되면서 외교적 종결에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란 전쟁의 종결 방정식이 군사옵션이 아닌 외교적 패키지딜로 나아가면서 막후 서명자가 트럼프와 시진핑, 조율자는 루비오 장관과 왕이 부장이 맡는 구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은 회담 물밑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중국통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 일행이 5일 상하이에 도착해 궁정(龔正) 시장과 회담을 가졌다. 궁 시장은 “미국과 경제·무역·산업·투자 협력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데인스 의원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이번 방중은 상원의원 당선 후 7번째”라며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중국과 교류는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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