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반도 살았던 고대 개 유전체 첫 해독…“동서 교류 흔적 드러나”

본문

btad2b6ea082f093650efe9ef4e0dffcff.jpg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사적 '사천 늑도 유적'과 '김해 봉황동 유적'에서 출토된 개 4마리의 전장 유전체를 국내 최초로 해독했다고 7일 밝혔다. 전장 유전체는 생물의 DNA 전체 유전 정보를 일컫는다. 사진은 2025년 김헌석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학예연구사가 발표한 '동물 유체로 본 봉황동인의 생활' 논문에 실린 봉황동 유적 출토 개 유체.사진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수천년간 한반도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온 개의 진화 역사가 밝혀질 수 있을까. 사적 ‘사천 늑도 유적’(기원전 3세기∼기원 전후 시기)과 ‘김해 봉황동 유적’(4∼6세기)에서 출토된 고대 개 4마리의 유전 정보 분석이 첫 성과를 내면서 이 같은 연구가 실마리를 얻게 됐다.

가야문화유산연구소 등 한일연구진 #사천 늑도 유적 출토 개뼈 등 DNA 분석 #"수천년 전부터 독자적 계통 가능성" #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한반도에서 살았던 고대 개의 전장 유전체(whole genome)를 한국과 일본 연구진이 처음으로 해독해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러스 원(PLOS One)에 실었다고 7일 밝혔다. 전장 유전체란 생물의 DNA 전체 유전 정보를 일컫는다.

btde8c8faf17e80967ba7b78222bc4e86e.jpg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사적 '사천 늑도 유적'과 '김해 봉황동 유적'에서 출토된 개 4마리의 전장 유전체를 국내 최초로 해독했다고 7일 밝혔다. 전장 유전체는 생물의 DNA 전체 유전 정보를 일컫는다. 사진은 사천 늑도의 동물 뼈 노출 상태.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이에 따르면 한반도의 고대 개는 호주의 딩고(Dingo)나 뉴기니아 싱잉독(New Guinea Singing Dog)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특징을 보이면서도 완전히 같은 집단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오래전부터 독자적 계통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서식하는 야생화된 개 딩고나 뉴기니섬의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개 뉴기니아 싱잉독은 초기 동부 유라시아 개의 유전적 특징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한반도 고대 개의 DNA에서는 동부 유라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아프리카 등 서부 유라시아 개에서 유래한 유전자도 함께 확인됐다. 특히 현대에 가까운 개체일수록 서부 유라시아 유전자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고대 한국 개에서 서부 유라시아 계통의 DNA가 15~21% 확인된 반면 진돗개, 동경이, 삽살개 같은 현대 한국의 토종견에선 이 비율이 50~70%로 더 높다.

연구소 측은 “지금까지 하나로 여겨졌던 동아시아 개 집단이 실제로는 여러 계통으로 분화되어 있었음을 시사한다”면서 “나아가 오래전부터 동서 지역의 개들이 서로 섞이며 유전자를 주고 받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btdd6312a7e68dcdab3101f5b0064eb6ee.jpg

자료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다만 고대 한국 개와 현대 한국 토종견이 직접 이어진 동일한 계통인지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현대 한국 개에서 확인되는 상당한 비율의 서부 유라시아 개의 유전자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는 초기 철기 문명에 해당하는 사천 늑도 유적과 가야 문명 흔적인 김해 봉황동 유적에서 출토된 수십 마리의 개 뼈와 치아 분석에서 출발했다. 이 가운데 DNA 분석이 가능한 것은 사천 늑도 출토 3마리, 김해 봉황동 유적 출토 개 1마리였다고 한다. 이들 4마리에 대해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GS)을 적용하고, 이를 포함해 158마리의 고대·현대 개, 늑대, 안데스 여우, 코요테 등에 대한 주성분분석 결과를 비교했다. 이 가운데 개과에 해당하는 것은 116마리였다.

분석 결과 고대 한국 개는 약 7~9% 정도 일본늑대와 관련된 DNA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늑대는 일본의 혼슈(本州)·규슈(九州)·시코쿠(四國)에 분포했던 늑대 아종으로, 1905년 나라(奈良)에서 마지막 개체가 확인된 이후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다. 연구진은 “개가 가축화된 이후에도 늑대와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서로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받아 왔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bt98c47f36281087b83c400560d0a26ba9.jpg

자료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이번 연구는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보존과학연구실,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일본 종합연구대학원대학(SOKENDAI)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수행했다.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의 양숙자 학예연구관은 “그간 한반도에서 출토된 개의 유기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들의 DNA 종합분석이 이뤄졌다”면서 “개는 인간과 함께 살아온 가축이기에 이 같은 분석을 통해 고대의 교류가 어떻게 이뤄졌나도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향후 신석기시대 개 유전체 자료를 추가로 확보해 한반도에 서식했던 개의 진화 과정을 연구팀과 함께 정밀하게 규명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5,950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