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대사관은 부인했는데…국영 언론 “韓선박 표적 무력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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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정박 중 화재가 발생했던 HMM 운용 화물선 나무호. 연합뉴스

지난 4일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HMM 나무호 폭발·화재 사건이 이란군의 소행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 국영 언론이 6일(현지시간) “해상 규정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나무호에 대한 타격을 시인하는 듯한 보도를 했기 때문이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이날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이 48시간 만에 중단된 것을 “이란의 비대칭 억지력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퇴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이란이 새롭게 정한 해상 규정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란이 무력(kinetic action)을 통해 자국의 주권적 권리를 행사할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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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프레스TV는 6일(현지시간) “이란이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란이 무력을 통해 자국의 주권적 권리를 행사할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프레스TV 홈페이지 캡처

프로젝트 프리덤이 중단된 것이 미국의 선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란의 즉각적이고 압도적인 군사적 억지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근거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은 걸 든 것이다. 표적이 된 한국 선박이 나무호라고 명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나무호가 피격된 시점은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개시 첫날인 4일이다. 이날 호르무즈해협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프레스TV의 주장은 전날 이란 외교당국이 밝힌 것과 배치된다. 주한 이란 대사관은 한국시간 6일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피해 사건과 관련해, 이란 이슬람공화국군이 연루됐다는 어떠한 주장도 단호히 부인하며 전면 반박한다”고 밝혔다. 프레스TV 기사와 관련해 주한 이란 대사관은 7일 “해당 기사는 외부 분석 데스크가 작성한 논평일 뿐이며 이란 정부나 주한 이란 대사관의 공식 성명과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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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물선, 호르무즈서 피격 추정 그래픽 이미지. 자료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

이 같은 엇갈린 입장은 이란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이 자신들에 있다는 점을 이란 국내와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이란 정부가 한국 민간 선박을 겨냥해 공격했다고 밝힌다면 전쟁범죄로까지 비화할 사안으로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큰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선 공식적으론 부인하지만 국영 언론의 입을 빌려 한국 선박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밝혀 미국의 압박에도 자신들이 여전히 호르무즈해협을 통제하고 있음을 이란 국민과 다른 국가들에 선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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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2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대사관 외벽에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에는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사진과 함께 '세계는 언제 전쟁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는 영문 문구가 담겼다. 뉴스1

실제 주한 이란대사관도 전날 자국의 호르무즈해협 통제를 벗어나려 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사관은 “호르무즈해협은 이란의 방어 지리의 핵심 일부”라며 “군사·안보 긴장이 고조된 환경에서 항행 규정과 경고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의도하지 않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략적 움직임이 아닌 이란 지도부의 분열상을 보여주는 거란 해석도 나온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이란은 전쟁이 이어질수록 정부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간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뿐 아니라 IRGC 내에서도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지도부 간 의견이 다르게 표출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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