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미군이 선박, 민간인 지역 공격해 반격”…휴전위반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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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이란 테헤란의 발리 아스르 광장에서 한 남성이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남성 뒤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을 호르무즈해협을 상징하는 파란색 천으로 틀어막고 실로 꿰맨 듯한 그림의 광고판이 걸려있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에서 교전을 벌였다. 양측 모두 “상대가 먼저 공격해 보복했다”는 상반된 입장이다. 가벼운 충돌이었을 뿐 휴전은 유지된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이란은 미국이 휴전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란 정규군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는 이날 이란 국영 TV를 통해 “미국이 이란 영해에서 호르무즈해협을 항해하던 이란 유조선 한 척,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 인근에서 해협으로 진입하던 또 다른 선박 한 척을 각각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일부 지역 국가의 협조를 얻어 반다르 하미르, 시리크, 게슘섬 해안을 따라 민간인 거주 지역도 공습했다”고 덧붙였다.
하탐 알안비야는 또“(미국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군은 즉각 미군 군함을 타격했고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이란 해군이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미군 구축함 3척을 공격했고 공격받은 미군 구축함이 오만만 방향으로 재배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의 공격은 미군의 공격에 대한 반격이란 설명이다.
미군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호가 지난 3일 아라비아해를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는 미군 설명과 배치된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X(옛 트위터)에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오만만으로 향하던 중 이란의 이유 없는 공격을 받고 자위 차원에서 반격했다”며 “미사일·드론 발사기지와 지휘통제소, 정찰, 감시, 정보기지 등 미국을 공격한 데 책임이 있는 이란군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해협을 통과하던 구축함은 USS 트럭스턴호, 라파엘 페랄타호, 메이슨호 등이다. 중부사령부는 미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휴전에 대한 양측 입장도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교전에 대해 “툭 친 것뿐(love tap)”이라며 “휴전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유조선과 민간인 지역을 먼저 공격하며 휴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란 국영 TV가 “현재 호르무즈해협 인근 섬과 해안 도시들의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하고, IRGC도 현재까지 인명 피해 보고는 없었다고 밝히는 등 휴전 상황을 깨려는 움직임을 보이진 않고 있다.
이란, 북한식 공해 선적으로 역봉쇄 우회
지난달 24일 호르무즈해협 인근인 이라크 남부 해안 원유 터미널에서 한 유조선이 원유를 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란은 미국의 이른바 호르무즈해협 ‘역봉쇄’를 뚫고 원유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봉쇄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맞서 미군이 지난달 13일부터 호르무즈해협 및 인도양 등에서 벌이는 해상봉쇄를 뜻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간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달 16일 미국의 해상봉쇄가 인도양으로 확대된 이후에도 최소 13척의 이란 유조선이 공해상에서 다른 선박에 원유를 옮겨 싣는 선박 간 환적(STS) 방식으로 원유를 판매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STS는 북한이나 러시아 등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국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밀수 방식이다.
WP는 13척 선박의 STS는 주로 인도네시아 리아우 제도 인근 해상에서 이뤄졌으며 이 같은 방식으로 총 2200만 배럴의 원유가 판매됐다고 전했다. 시세로 따지면 20억 달러(약 2조9000억원) 어치다.
다만 이 유조선들은 역봉쇄 전 바다를 출발해 미군의 통제를 피한 유조선일 확률이 높다. 백악관에 따르면 해상봉쇄 후 이란에서 출발한 유조선 등 50척 넘는 선박의 항행 시도가 차단됐다. 해운정보업체 윈드워드의 미셸 보크만 선임분석가는 “봉쇄가 오래 지속할수록 이란이 중국으로 보낼 수 있는 화물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CIA “이란, 해상봉쇄 최소 3~4개월 버틸 수 있다”
지난 5일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주먹을 쥔 손을 들어올리는 모습과 이란 국기를 상징하는 띠를 두른 채 주먹을 쥔 손들을 합성한 광고판이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그럼에도 이란은 육로를 통한 석유 밀반출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한 미국 당국자는 WP에 “이란이 중앙아시아를 통해 철도로 석유를 운송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란이 미국의 해상봉쇄에도 최소 3~4개월은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트럼프 행정부에 최근 전달했다고 WP는 전했다. 장기간 국제제재를 견딘 경험이 있는 데다 강경해진 지도부가 이란 내부의 어떠한 저항도 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전쟁 이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 이동식 발사대와 미사일 보유량도 각각 75%와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자신감 속에 이란이 최근 ‘페르시아 걸프 해협청(PGSA)’이란 정부 기관을 신설해 호르무즈해협 통제 공식화에 나섰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PGSA는 기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에 ‘선박 정보 신고’ 라는 신청서를 발급해 이들을 심사하고 요금을 받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PGSA 설립은 이란이 미국 등의 경고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굳히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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