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發 안보 공백에… 日, 韓과 군사물자 협정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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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모가미'(FFM-1)가 비공개 해역을 항행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 간 탄약·식량·연료 등 군용 물자를 상호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동 군사 개입으로 동아시아에서 미군 억지력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일본 정부의 움직임을 재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자위대와 한국군이 군용 물자를 공동으로 융통하는 것을 골자로 한 ACSA 체결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ACSA는 평시 훈련이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재해 파견 등의 상황에서 식량·연료·탄약 등 물자와 역무를 원활히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일본은 미국·영국·호주·프랑스·독일·인도 등과 ACSA를 체결한 상태다.
일본이 한국과의 ACSA 추진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주한·주일미군의 운용 변화가 맞물려있다. 일본 정부는 한반도와 일본 주변에서 미군 전력에 구조적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일 양국은 7일 서울에서 차관급으로 격상된 제14차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2009년 이후 15년 만인 2024년 재개된 이래 두 번째로 열린 차관급 협의회로, 외교·국방 당국 간 교류·협력 방안과 함께 ACSA 체결 가능성을 비롯한 실질적 안보 협력 의제가 폭넓게 논의됐다고 한다.
일본 방위성 간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미국의 관심을 동아시아에 붙잡아 두기 위해 지금 이 타이밍에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중동 사태에 발이 묶인 사이 한·일이 먼저 안보 협력의 폭을 넓혀 미국의 동아시아 관여를 견인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 담긴 발언으로 해석된다. 양국은 2016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으로 정보 분야 협력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상호군수지원협력은 군사 협력의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의미를 갖는다.
한일 ACSA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직후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에서 처음 체결을 제안했고, 2012년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막판까지 추진됐으나 ‘밀실 협상’ 비판과 반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이번이 사실상 세 번째 시도인 셈이다.
다만 협정 체결까지는 적지 않은 문턱이 남아 있다.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한 데다, 유사시 자위대 함정과 수송기의 한반도 전개를 가능하게 하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론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우리 정부는 일본과 상호 존중,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국방교류협력을 실시해 나가고 있다”면서도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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