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핵잠’ 꺼낸 트럼프 “휴전 연명 중”…중국엔 3연속 이란 관련 제재

본문

bt57d1c2116aa143e3473be899025b86a4.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전국 경찰 주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란이 보낸 종전안을 “쓰레기”라고 표현하며 휴전 상황은 “믿을 수 없이 약하고 가장 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미군은 이날 극비 사항인 핵잠수함의 위치와 사진까지 공개하며 군사행동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고, 재무부는 이란과 관련한 중국 기업들을 또다시 제재 대상에 올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전에 마무리하려던 이란과의 종전 협의가 기대와 달리 교착상태에 빠지자 이란은 물론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가진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핵잠수함 스페인 남부 해안에 도착”

유럽과 아프리카를 담당하는 미 해군 제6함대는 이날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핵잠수함이 전날 스페인 남부 해안의 영국령 지브롤터에 당도했다고 밝혔다. 제6함대는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잠수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탐지 불가능한 발사 플랫폼으로, 이는 미국의 핵전력 3축 체계 중 생존력이 가장 큰 축”이라고 설명하며 잠수함의 사진까지 공개했다.

btd7ea21c9416fec71d931b2b10a200f32.jpg

미 해군 제6함대가 공개한 핵잠수함 사진. 미 해군 제6함대 홈페이지 캡처

핵잠수함의 위치는 극비로 분류된다. 은밀하게 잠항하다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핵잠수함 운용 작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미군이 핵잠수함의 위치를 노출한 것은 이란을 향한 SLBM 발사 준비를 마쳤다는 위협의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군사전문지 성조지는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잠수함 중 알래스카호가 당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알래스카호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트라이던트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오늘 밤 한 문명(civilization)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해 핵무기 사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는 다만 “핵무기는 쓰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선을 그은 상태다.

“휴전은 1% 가능성의 생명연장 상태”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내놓은 종전안을 ‘쓰레기’, ‘멍청한 제안’이라고 칭하며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재개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bt2e9c521be2870ec661a1b6b27099ab60.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전국 경찰 주간' 행사장에 도착하기 전 로즈가든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휴전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믿을 수 없이 약한 상태”라며 “휴전이 생명연장장치에 의존하고 있고 의사가 약 1%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란이 우라늄을 미국으로 반출하기로 했다던 기존 주장이 뒤집힌 것에 대해선 “이틀 전에는 그랬다가 그들이 마음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에게 “발언을 오래하지 말라”며 “많은 장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고, 중요한 일이고 사랑스러운 나라 이란과 관련된 일”이라고 말했다. 특유의 농담조였지만 군사행동 재개와 관련한 회의가 예정돼 있음을 밝힌 말로 풀이된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쟁 대응을 위한 국가안보팀 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엔 JD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수사국(CIA) 국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bta604270a6d2ca453305af6e4dd5b204a.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전국 경찰 주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전방위 ‘경제적 분노’ 작전…압박 최대화

다만 이란전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실제 군사행동을 재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일단 이란을 압박하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위협의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다.

bt119f10b2c1bc1b697f240e5ef7d30a31.jpg

지난 9일 호르무즈해협에 선박이 한 선박이 발이 묶여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일단 이란을 향한 경제적 압박 수위를 계속 올리고 있다. 재무부는 이날 이란산 원유의 중국 수출을 지원한 12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지난 1일 이란의 석유의 수입 창구로 지목된 중국 기업을 제재하고, 8일엔 이란의 무기 생산 지원에 관여한 중국과 홍콩 기업과 개인 10곳을 제재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만 3번째 이란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조치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 판로를 완전히 봉쇄할 경우 이란은 경제적 타격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 기간 시 주석에게 이란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역할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호르무즈해협의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 역시 에너지 안보와 원유 수급 측면에서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란 상황은 여전히 미국이 활용할 압박 요인으로 거론된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청하게 될 경우 중국은 중재 역할을 맡는 대신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등에 대한 양보를 요구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btdf37128c787583bbefdd2884a8e8577e.jpg

지난해 10월 30일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해국제공항에서 양자 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모두가 존경하는 시 주석이 이끄는 놀라운 나라, 중국 순방을 기대하고 있다. 양국 모두에 훌륭한 일들이 생길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란 “모든 준비 마쳤다”…소형잠수함 배치

그러나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재개를 비롯한 전방위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강경한 입장을 지속하고 있다.

bt2c70284b640a117da17eab2519271b9f.jpg

현지시간 11일 이란 테헤란 광장에 설치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형 광고판 앞에서 한 여성이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1차 협상 때 이란 대표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 군은 어떠한 침략에도 단호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모든 옵션에 대한 준비를 마쳤으며, 그들은 (우리의 대응에) 깜짝 놀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4개 항의 (종전) 제안에 명시된 이란 국민의 권리를 수용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며 “시간을 끌면 끌수록 미국 납세자들이 더 많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의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을 굳히기 위해 소형 잠수함을 실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이란은 최소 16척의 배수량 115톤 규모의 가디르급 소형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잠수함은 어뢰 2발 또는 중국산 C-704 대함 크루즈 미사일 2발을 탑재할 수 있다. 해당 잠수함은 북한의 잠수함 설계를 복제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공격을 재개할 시 우라늄을 고농축하겠다는 경고도 했다. 이란 의회(마즐리스)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대변인 에브라힘 레자이 의원은 12일 “(이란에 대한) 공격이 재개됐을 때 이란의 선택지 중 하나는 (농도) 90%의 농축이며 의회에서 이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농도 90%의 우라늄은 즉시 무기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5,165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