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순익 1조원 시대’ 증권가 왕좌 경쟁…미래·한투 리포트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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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 본사(왼쪽)와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외경. 각 증권사 제공.
‘분기 순익 1조원’ 시대가 열린 국내 증권업계의 왕좌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2일 미래에셋증권(이하 미래에셋)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이 1년 전보다 288% 증가한 1조19억원, 영업이익은 297% 증가한 1조37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분기 순익 1조원’ 클럽 가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실적을 발표한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하 한투증권)은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7847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1년 전보다 7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9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증권사 1위 자리는 한투증권이 차지했다. 2022년 미래에셋에 선두를 내줬으나 2023년부터 3년 연속 우위를 유지해 왔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 2조원대를 기록한 유일한 증권사다. 다만 올해는 순위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양사 간 순위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회사의 색깔은 뚜렷하게 갈린다. 미래에셋은 자산관리·연금·해외법인·자기자본투자(PI)를 축으로 하는 글로벌 투자형 플랫폼 모델을 지향한다. 1분기 실적에서 미래에셋이 앞선 것도 국내 증시 활황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4594억원)과 스페이스X 등 해외 혁신기업 투자에 따른 평가이익(8040억원) 등이 늘어난 결과다.
반면 한투증권은 전통적 강점인 운용과 기업금융 등 비교적 고르게 분산된 균형 성장형 모델에 가깝다. 1분기 수익 구조는 운용(39.1%), 위탁매매(33.3%), 기업금융(18.6%), 자산관리(9.0%) 등으로 다양하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에 대해 “해외 혁신기업 투자에서 독보적”(SK증권), “글로벌 금융사로서 압도적”(신한투자증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투증권에 대해서는 “K-골드만삭스”(iM증권), “진정한 북 비즈니스(자기자본 운용)의 강자”(대신증권)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미래에셋과 한투증권은 서로를 향해서는 보수적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 올해 발행된 한국금융지주 관련 39개 리포트 중 미래에셋만이 유일하게 ‘매수’가 아닌 ‘중립’ 의견을 고수 중이다. 지난 2월 12일 보고서에선 “트레이딩 손익은 (해외 투자 등) 연중 일회성 이익 소멸과 시장 금리 상승 가능성에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투증권도 미래에셋의 실적이 나온 다음 날인 지난 13일 리포트에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중립’의견을 낸 다른 증권사들처럼 스페이스X 등의 기대가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평가에서다. 다만 한투증권은 지난해 7월 미래에셋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린 뒤 줄곧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 다른 증권사와 달리 아예 목표 주가를 계속 제시하지 않는 점도 이례적이다.
지난해 7월 7일 미래에셋이 한국금융지주를 두고 “주주환원 계획 없이는 추가 상승이 난망하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자, 바로 다음 날 한투증권도 미래에셋에 대해 “PBR이 0.92배에 달해,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중립’으로 맞불을 놓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교롭지만 상호 ‘중립’ 유지는 주도권 경쟁의 단면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짚었다. 다만 각 증권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의 독립된 의견일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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