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모님 낙상사고, 억지로 일으키지 마라…생사 가르는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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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급차가 출동한 모습. 연합뉴스
낙상, 심장질환, 패혈증…. 고령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응급 상황이다. 노인들은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건강이 악화하곤 한다. 젊은 층과 비교해 몸이 충격에 반응할 수 있는 여유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전체 응급센터 방문자의 15%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고령화를 타고 해마다 이 비율이 빠르게 올라간다. 응급실에 온 노인의 36.5%가 입원할 정도로 위급한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특히 고령자의 낙상 사고는 골절·손상을 유발하고, 방심하다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김준성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낙상 후 주요 증상과 응급처치법 등을 정리했다.
노인 낙상, 왜 위험할까
낙상은 의도하지 않게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다치는 걸 말한다. 몸이 말을 잘 듣지 않는 고령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장소도 침대, 화장실 등 다양하다.
이들에게 낙상이 발생했을 땐 겉으로 보이는 상처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손상’이 가장 위협적이다. 혈관·뼈·내장 등 신체 기능이 전반적으로 약해 작은 충격에도 뇌출혈과 내장 파열, 골절, 척추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혈액 희석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미세 출혈이 이어질 수 있어 더 조심해야 한다.

노인은 침대, 화장실 등에서 발생하는 낙상에 더 취약한 편이다. 사진 pixabay
낙상에 따른 대표적 손상은
낙상에 따른 고관절 골절은 노인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손상 중 하나로 꼽힌다. 장기간 누워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이때 폐렴·욕창 같은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다. 실제로 고관절 골절을 당한 고령자의 1년 내 사망률은 20~30%에 달한다. 웬만한 암 사망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만약 넘어진 뒤 사타구니·엉덩이 통증, 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향하는 외회전 등이 나타나면 고관절 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자칫 무리하면 골절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있다면 억지로 일어서지 않는 게 좋다.
낙상은 뇌출혈 같은 머리 외상도 유발한다. 외상 직후 출혈이 없다가 몇 시간, 혹은 며칠 뒤에 발견되는 ‘지연성 뇌출혈’이 증상도 서서히 나타나는 만큼 고령자에 위험한 편이다. 처음엔 가벼운 두통이나 어지럼증 정도로 시작해 언어 장애, 마비 등으로 악화한다. 그래서 머리 외상 후 24~72시간 동안엔 환자를 혼자 두지 말고 주변에서 꾸준히 상태를 관찰하는 게 좋다.
또 다른 문제가 척추 손상이다. 척추뼈가 납작하게 눌려서 변형되는 압박골절이 가장 흔한 편이다. 낙상 후 갑자기 허리나 목에서 심한 통증이 느껴지고, 기침·재채기할 때 통증이 악화한다면 척추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은 X선 검사에서 놓치기 쉽기 때문에 증상이 계속되면 MRI(자기공명영상)·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김준성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낙상 후 응급처치 원칙은
낙상 직후 5분이 환자의 향후 치료 결과를 좌우한다. 고령자는 뼈가 부러지기 쉽고 혈관도 약한 만큼 보호자 등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이 시간 동안 잘못된 응급처치를 하면 생명을 잃는 등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처치 원칙은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넘어진 고령자가 의식이 없거나 목·등의 통증을 호소하고, 팔다리 감각이 없다고 할 땐 절대 환자를 움직이게 해선 안 된다.
환자가 움직일 수 있는 상황에도 “천천히 움직여 보세요”라고 말한 뒤, 스스로 거동할 수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몸을 움직이다 통증이 생기거나 이상한 모습을 보이면 곧바로 중단하고 원래 자세로 돌려놔야 한다. 그리고 119에 빨리 신고해 도움을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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