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野 “침대 축구하나” 與 “굳이 왜”…TV토론 사라지는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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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주요 격전지에서 TV 토론회가 한 차례만 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지율에서 다소 우위에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법에서 최소한으로 명시한 ‘1회 토론’ 규정을 활용해서다. 이에 국민의힘은 “토론을 거부하고 침대 축구를 한다”며 맹공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정쟁에서 벗어나자”며 유튜브 쇼츠 등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선거전의 중심을 이동시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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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서울시민체육대축전에 나란히 참석한 모습. 뉴스1

野 현역 앞세운 ‘토론 압박’

국민의힘은 중앙당 선대위 차원에서 토론 실종을 주전선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최보윤 공보단장은 17일 “토론 문을 걸어 잠근 민주당, 검증 거부의 끝은 국민의 심판 뿐”이라며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민주당 후보들의 ‘토론 회피’가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장동혁 대표가 “민주당 정원오, 추미애, 박찬대 후보들이 다 드러누웠다. 토론도 거부하고 침대 축구에 돌입한 것”이라고 날을 세운 것의 연장선상이다.

장 대표는 “정원오 후보는 걸리는 게 한두 개가 아니고, 추미애 후보는 경기도 사정을 아는 게 없고, 박찬대 후보는 이재명(대통령) 범죄가 또 드러날까 싶어서 토론이 무서운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광역단체장 후보 16명 중 11명을 현역으로 공천한만큼 ‘나란히 서서 싸울 수만 있다면 지역 현안 이해도와 순발력 면에서 절대 손해볼 것이 없다’는 게 국민의힘의 기류다. 박용찬 오세훈 캠프 대변인은 “김어준이 사회를 보고 정청래 대표와 함께 나와도 좋고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해도 좋다”고 말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TV 토론회는 최소 2번 이상 열렸다. 2010년 4차례, 2014년 5차례, 2018년 2차례, 2021년 보궐선거 3차례, 2022년 2차례 등이다. 이에 대해 정 후보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인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오 후보 측에서 네거티브하고 패륜적인 공작정치를 한다면 곤란한 문제”라며 “서울시의 비전을 어떻게 마련해 나갈 것인지 하는 건강한 정책 경쟁이 일어나야 하는데 지금의 판으로 놓고 보면 (토론이) 서울시민의 이맛살만 찌푸리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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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부산 동구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 TV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토론을 준비하는 모습. 연합뉴스

與 실점 관리하며 ‘쇼츠 선거’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관위 산하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1회 이상의 후보자 토론회를 열도록 규정한다. 어길 경우 과태료 처분이 내려지고, 규정 외 토론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우리가 앞서 나가는데 실책 기회를 굳이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원래 우위에 있는 후보가 토론을 안 하려고 한다. 4년 전엔 송영길 당시 서울시장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게 3회 이상 TV토론을 요구했지만 오 후보가 회피했다”고 했다. 현재 중앙선관위 주관 서울시장 TV 토론은 사전투표(29~30일) 시작 전날인 28일 오후 11시에 예정돼있다.

이런 가운데 친여 진영에서는 TV토론의 ‘투입 대비 산출’ 효용이 예전만 못하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돌발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TV토론 준비에 후보가 최소 하루 이상을 할애해야 하는 반면, 유튜브 쇼츠(3분 이내 짧은 동영상)나 이재명 대통령이 애용하는 X(구 트위터) 등 뉴미디어 홍보물 제작에는 시간과 노력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 지역 민주당 캠프 관계자는 “우리 지지층은 TV보다 유튜브 시청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지상파 시청률의 전반적 하락, 토론 방송 심야 배치 등을 고려하면 여론전의 중심축이 바뀌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고민희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도 팟캐스트 등에 밀려 선거 기간 TV토론의 주목도가 과거만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인물이나 정당에만 치우치 않는 ‘정책 선거’를 위해서라도 후보 간 정견을 나눌 수 있는 TV나 라디오 토론은 중요하다”며 “특히 후보가 3명 이상 나오는 다자 구도일 땐 한 자리에 여러 후보를 모아 두고 비교하는 것이 유권자 알 권리를 보장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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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가 1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자 등록을 하며 힘들어 하고 있다. 정 후보는 방송 TV 토론에서 배제된 것에 반발해 7일째 단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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